"백신 안 맞을 자유!"…접종센터까지 파괴한 프랑스 시위
sns공유 더보기
머니투데이
"우리는 실험 대상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실험 주사를 거부할 자유가 있다!"
프랑스 전역에서 지난 주말 대규모 백신 반대 시위가 일어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수십만명의 백신 거부자들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백신 의무화 조치에 반발해 지난 주말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프랑스 내무부는 지난 17일 토요일 시위에만 모두 11만40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현지 언론 르 피가로에 따르면 17일 밤(현지시간) 이세르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 센터 건물이 파괴되기도 했다.
수도 파리에서는 극우 성향 시위대와 극좌 성향 시위대가 각각 다른 곳에서 행진했고 동부 스트라스부르, 북부 릴, 남부 몽펠리에 등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극우파 유력 정치인 플로리앙 필리포의 요청에 따라 파리 루브르 박물관 주변 거리로 나온 수천명은 "마크롱은 물러나라!", "자유" 등의 구호를 외쳤다.
파리 교외에 사는 53세 시의원 브루노 씨는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나는 절대로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28세 남성은 "백신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자신의 몸을 뜻대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너무 멀리 나갔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백신 거부 시위는 지난 12일 정부가 백신 접종 의무화 방침을 밝힌 뒤부터 시작됐다. 이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발 재확산세 때문인데, 마크롱 대통령은 다음 달부터 식당, 카페, 쇼핑몰 등에 가거나 기차, 비행기에 타려면 예방접종 증명서인 '보건 패스'(Health Pass)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48시간 이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지 않았을 경우, 식당에서 밥을 먹고 쇼핑을 하는 등의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검사는 유료화 하기로 했고,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거부할 경우 9월 중순부터 해고, 급여 중단 등의 제재까지 받는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서부 낭트에서 대규모 백신 반대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백신을 맞지 않을 자유(Liberte)'를 외쳤다./사진=AFP하지만 프랑스 국민들 대다수가 백신 접종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지 매체 르 파리지앵은 입소스-소프라 스테리아 여론조사를 인용, 파리 시민의 62%가 마크롱 대통령의 보건패스 조치를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델타 변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유일한 해결책은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백신 의무화는 일단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지난 16일 프랑스 정부는 하루 기준 역대 최고치인 87만9597회분(도스)의 접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지난주 백신 접종을 위한 예약건수는 300만건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프랑스는 55% 국민이 1차례 이상 백신 접종을 받았고, 접종완료 비율은 40%다.
접종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최근 델타 변이 확산 등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 16∼17일 연속으로 1만명을 넘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프랑스의 누적 확진자는 17일까지 585만5198명이고 이들 중 11만1467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