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북한의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
올해 1월에 열린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연합뉴스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가 전년에 견줘 7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연합(UN)의 대북 제재 지속,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수출과 수입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30일 내놓은 ‘2020년 북한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를 보면, 북한의 수출은 전년보다 67.9% 줄어든 8930만달러, 수입은 73.9% 감소한 7억7367만달러로 집계됐다. 대외무역 규모는 전년보다 73.4% 축소된 8억6300만달러 수준이다. 무역적자는 2019년 26억8939만달러에서 6억8437만달러로 줄었다.
코트라의 이번 보고서는 무역통계 업체인 ‘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GTA) 자료와 해외 무역관 정보에 바탕을 두고 있다.
북한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교역은 2019년보다 75.4% 줄어든 7억6080만달러(수출 4800만달러, 수입 7억1280만달러)를 기록했다. 대중국 무역적자는 전년 26억6336만달러에서 6억6480만달러로 축소돼 최근 10년 내 최저를 기록했다. 북한의 전체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95.4%에서 2020년 88.2%로 줄었지만, 중국 편중 현상은 여전히 심했다고 코트라는 밝혔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 베트남, 인도가 2년 연속 북한의 2, 3, 4위 교역국에 이름을 올렸다. 모잠비크, 탄자니아, 가나, 태국은 새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중국, 러시아, 베트남을 제외한 10위권 내 교역 상대국의 비중은 모두 1% 미만이었다.
북한의 최대 수출 품목인 철강(HS 72)은 전년 대비 60.9% 감소한 1380만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2위 수출 품목이었다. 시계 및 부분품(HS 91)과 광·슬랙 및 회(HS 26) 수출도 각각 86.3%, 73.9% 줄었지만, 2019년에 이어 수출 상위권에 들었다. 음료, 알코올 및 식초(HS 22), 철강제품(HS 73), 아연과 그 제품(HS 79)은 각각 169.8%, 54.1%, 60.3%에 이르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북한의 최대 수입 품목은 2019년에 이어 원유·정제유 등 광물유(HS 27)로 2억3869만달러였다.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9%에 이른다. 이밖에 동물성 유지 및 분해생산물(HS 15), 플라스틱 및 그 제품(HS 39)이 2019년과 마찬가지로 수입 상위 품목 자리에 올랐다. 담배(HS 24), 제분공업의 생산품(HS 11)은 새롭게 수입 상위 품목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코트라는 “북한의 대외 교역에서 중국 편중과 주요 교역품의 큰 틀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로 대중국 교역 감소와 함께 경공업 품목의 교역이 둔화됐고, 대북 제재 등 영향으로 교역 규모가 크게 감소한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또 “대중국 교역 비중이 줄어든 대신 러시아, 베트남의 약진, 아프리카 신규 국가 추가 등에서 차이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