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후디스 광고 캡처
산후조리원과 산부인과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분유업체가 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사 분유를 쓰는 대가로 산부인과 병원과 산후조리원에 저리 대여금과 현금 등을 제공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일동후디스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억800만원을 부과한다고 10일 밝혔다. 일동후디스는 ‘트루맘’과 ‘산양분유’ 등의 상표로 분유를 파는 업체다.
일동후디스는 2012∼2015년 3개 산부인과 병원에 시중금리보다 낮은 3∼5%의 이자만 받고 총 24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유용으로 일동후디스 분유만 쓸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약정을 하면서 대여금을 제공한 것이다.
아예 현금을 건네기도 했다. 비슷한 기간에 산부인과 병원 2곳과 산후조리원 1곳에는 총 2억998만원에 이르는 현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지급했다. 단합대회 비용 150만원을 법인카드로 지급하거나 현금 1000만원을 주는 식이었다. 이들 병원과 산후조리원도 일동후디스의 분유를 독점적으로 쓰거나 주로 사용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맺었다. 2013∼2018년에는 산부인과 병원 8곳에 모두 1억365만원에 이르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일동후디스 분유를 산후조리원에 무료로 준 경우도 대거 적발됐다. 산모가 퇴원 후에도 같은 분유를 계속 사용할 가능성을 노린 것이다. 일동후디스는 2010∼2019년 산후조리원 351곳에 자사 분유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프리미엄 산양유아식 1단계’ 등으로 모두 13억340만원어치다.
공정위는 일동후디스의 이런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고객 유인에 해당한다고 봤다. 부당한 고객 유인은 가격이나 품질이 아닌 불공정한 수단으로 경쟁해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을 규제하는 조항이다. 식품 표시·광고법도 분유 같은 조제유류를 의료기관이나 모자보건시설 등에 무료·저가로 공급하면서 판매를 촉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