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이 27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개인 32강전에서 독일 플로이안 운루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스타로 떠오른 양궁 김제덕이 남자 개인 16강에서 탈락했다. 한국 남녀 양궁 통틀어 최연소 3관왕의 기대를 받았지만 홀로 오른 사대의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김제덕은 27일 열린 남자 개인 64강전에서 말라위의 아레네오 데이비드를 세트 점수 6대 0으로 제압했으나 32강전에서 독일의 플로리안 운루를 만나 세트 점수 3대 7로 패했다. 경기를 마친 김제덕의 눈가는 젖어있었다. 그는 “아쉽다. 끝나고 나니까 속은 확실히 뻥 뚫린다”면서도 “동료와 협동하는 단체전은 누군가를 믿으며 따라가며 경기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전은 혼자만의 시합이어서 믿을 게 나 자신밖에 없었다. 그게 약간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양궁 대표팀 막내 김제덕은 대회 초반 한국 선수단의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개막식 직전 열린 랭킹라운드에서 예상을 깨고 남자 전체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혼성과 남자 단체전에서도 선배들 못지않은 기량으로 금메달에 이바지했다. 고교생 선수답지 않은 자신감은 물론 고비마다 보여준 ‘샤우팅’도 화제였다. 종전 올림픽과 달리 양궁이 대회 초반에 편성되면서 다른 ‘효자 종목’의 부진과 대비된 영향도 있었다. 김제덕의 개인전 조기 탈락은 예상 못 한 사건이었다. 지난해 대표팀 1, 2차 선발전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모두 1위를 차지한 이력이 있기에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개인전에서도 우승을 노려봄 직했다. 한국 양궁 선수단에서 만 17세3개월의 나이로 가장 어린 김제덕은 이미 한국 남자 양궁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역사를 썼다. 이번 대회부터 새롭게 도입된 혼성 종목 덕에 남녀 양궁 통틀어 최연소 2관왕 기록도 이뤘다. 이전까지 한국 양궁 최연소 2관왕 기록 보유자는 ‘신궁’으로 불린 전설적인 선수 김수녕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대표팀 막내로 출전해 개인과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한 그는 은퇴할 때까지 총 세 차례 올림픽에서 금 3, 은·동 각 1개씩을 따냈다. 올림픽 뒤에도 김제덕의 도전은 계속된다. 당장 9월 세계선수권대회 준비가 먼저다. 2019년 입은 어깨 부상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를 해주며 기량을 유지해야 한다. 김제덕을 지도해 온 황효진 경북일고 코치는 “지금도 통증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부상이 없었어도) 과거처럼 많은 화살을 쏘며 선수생활 내내 훈련을 해나가기란 어차피 어렵다. 실업팀에 가고 나서도 꾸준히 관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