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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굴레에 이란 강경파 대통령 당선… 미·이란 핵 협상 암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이 넘었지만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은 아무런 진전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이란 핵 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로 복귀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도 실현이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양국 협상가들은 핵 합의 복원을 두고 협상을 이어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9일 이란 대선에서 강경 보수 성향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사법부 수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핵 협상에 걸림돌이 놓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라이시 당선인은 미국에 선(先)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라이시 당선인이 과거 인권 탄압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마뜩잖게 보는 상황이다.
트럼프의 ‘나쁜 유산’
JCPOA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이었다. 오바마 행정부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과 함께 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는 조치를 내렸다. 강경 매파 성향으로서 이란에 극단적으로 적대적인 관점을 갖고 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입김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JCPOA 복원을 외교안보 분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이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복원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취했던 JCPOA 위반 사항을 우선 원상 복구토록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 측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부당한 제재 조치부터 철회해야 한다며 미국 측과 기싸움을 벌여왔다.
미국 측은 JCPOA를 단순히 복원하는 것을 넘어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시아파 민병대 지원까지 포괄적으로 짚고 넘어가려는 눈치다. 반면 이란 측은 탄도미사일과 민병대 문제는 미국과 협상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여섯 차례 직접 만나 회담을 가졌지만 간극은 전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원리주의 성직자이자 사법부 수장을 지낸 라이시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핵 협상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2015년 JCPOA가 전격 타결된 배경에는 친서방 온건파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이 2013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많다. 거듭된 경제난에 따른 이란 국민의 불만이 온건파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돌발적으로 JCPOA를 파기하고 제재를 복원하면서 온건파의 입지는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코로나19가 이란에서 폭발적으로 확산하며 로하니 정부는 방역 실패 책임까지 떠안게 됐다. 이미 지난해 2월 총선 당시 온건파가 참패한 바 있어 이번 대선에서 강경파가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전면에 나선 ‘테헤란의 사형 집행자’
라이시 당선인은 미국 등 서방 세계에서 논란이 적지 않은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그를 ‘테헤란의 사형 집행자’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라이시 당선인은 1988년 테헤란에서 벌어진 정치범 학살 당시 테헤란 지방검찰청 차장검사이자 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사건에 관여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란 측은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인권단체들은 최소 5000명이 당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2009년 반정부 시위 당시 유혈진압을 주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라이시 당선인을 다른 이란 고위 공직자들과 함께 제재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이슬람 원리주의자인 라이시 당선인은 이란 체제 일인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79년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주도한 이슬람 혁명 당시 신학생 신분으로 시위에 참여해 시아파 지도부의 눈에 들었다. 호메이니의 후계자인 하메네이도 그를 높게 평가하고 각종 요직을 맡겼다. 2019년 이란에서 삼부 요인으로 꼽히는 사법부 수장에 오른 이후 유력 인사들을 부패 혐의로 잇달아 기소하기도 했다. 하메네이 사후 라이시 당선인이 최고지도자 자리를 승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라이시 당선인은 후보 시절 JCPOA 등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당선 후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먼저 합의를 깼기 때문에 이란은 미국을 믿지 않는다”며 “미국이 먼저 제재를 해제해 정직과 선의를 보여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시아파 민병대 지원에 대해서도 “미국과 협상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미 강경 보수파의 지지를 받는 라이시 당선인이 대통령이 되면 핵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일단 우세하다. 다만 현재 이란의 경제적 어려움은 상당 부분 미국의 경제 제재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보수파로서도 결국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집권 초기부터 경제난에 시달릴 경우 라이시 정부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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