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앞둔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보수단체 한 회원이 펜스 가까이 다가가 규탄발언을 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26일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추진하면서 이곳을 지키기 위해 노숙농성을 해온 세월호 관련 단체들과 대치하고 있다. 그 현장에 있는 ‘예은 아빠’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일부 보수 유튜버들로부터 지난 25일 밤새 시달린 사실을 전했다. 유 위원장은 25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밤, 밤새 온갖 수모를 당하는 밤이 될 것 같다”며 세월호 기억공간 현장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게재했다. 유경근 페이스북 캡처 그는 “초저녁부터 몰려온 보수 유튜버들이 여태 기억관 펜스 너머로 카메라를 들이밀고 확성기로 온갖 모욕 언사를 퍼붓고 있다”면서 “심지어 엄마들이 모여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 쪽 펜스 쪽으로 침탈하려고까지 해서 급히 펜스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이 공개한 영상은 보수 유튜버들이 몰려온 25일 밤으로 추정된다. 이 영상에는 펜스를 두고 고성이 오가는 현장이 담겨 있으며, 일부는 펜스를 넘어 팔을 뻗어 영상을 찍으려고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유경근 페이스북 캡처 심지어 한 남성은 확성기를 든 채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가더니 “저것 좀 찍어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남성 옆에는 촬영용 거치대를 고정한 서너 대가량의 휴대전화가 펜스 너머의 모습 촬영을 이어가고 있었다. 당시 현장을 지켰던 유 위원장은 “이 수모를, 모욕을 밤새 견뎌내야 할 엄마, 아빠들이 불쌍하다”며 “저도 참 불쌍하다”라고 씁쓸한 심정을 밝혔다. 해당 현장을 접한 한 누리꾼은 “과거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장 앞에서 피자 파티 벌이던 그때가 떠오르기도 한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2014년 8월 극우 성향 단체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들은 단식 농성장 앞에서 피자와 햄버거, 치킨 등을 먹는 등의 파티를 벌인 바 있다. 결국 보수성향 유튜버 등 일부 시민과 세월호 단체 관계자들의 충돌이 이어지자 26일 경찰은 기억공간 주위의 출입 통제에 나섰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앞둔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보수단체 한 회원이 펜스 가까이 다가가 규탄발언을 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뉴시스 ‘광화문광장 세월호참사 기억관 지킴이 65시간째’라고 밝힌 유 위원장 역시 26일 오전 8시30분쯤 경찰들이 대거 출동해 유튜버들을 도로 바깥 외곽으로 내보내고 입구에서 통행 제한을 실시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는 “덕분에 조금은 숨통이 트인다”고 전했다. 유 위원장을 포함한 이들은 서울시가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하는 등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이후 기억공간 보존 등과 관련한 협의나 대안 없이 일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직접 거리에 나섰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이날 오전 기억공간 내에 있는 사진과 물품을 가져가겠다고 재차 통보했으나 유족들의 반발로 발걸음을 돌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철거를 중단하고 재설치 계획 등을 권고해 달라며 지난 24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