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잊은 美경제…소비폭발에 주가급등 과열 '경고음' AAA "독립기념일 연휴 사상 최다 여행 인파" 렌터카, 항공권, 호텔 등 가격 천정부지 뛰어 경기 회복세 업고 S&P 5거래일 연속 신고점 일각서 인플레 경고…"경기 과열, 최대 위협" 등록 2021-07-01 오후 1:21:26 수정 2021-07-01 오후 1:21:26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계획하던 제이슨씨는 호텔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가 지난 4월 초 예약하려다 취소한 미국 북동부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카운티의 H호텔 숙박비는 하루 269.69달러(어른 2명 어린이 2명 기준·투 더블베드 룸)였다. 그런데 같은 조건의 방은 현재 500달러 안팎까지 치솟은 상태다. 석 달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독립기념일(7월 4일) 전날의 경우 800달러까지 폭등했다. H호텔 한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게 느껴질 정도로 예약 주문이 몰려들고 있다”며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슨씨는 “해변을 끼고 있는 고급 호텔이어서 가격이 뛰었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올랐을 줄은 몰랐다”며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 8월 이후 예약은 미리 할 것”이라고 했다. 미 독립기념일 여행 수요 ‘역대급’ 미국 경제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폭발하고 있다.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터져나오면서 관련 산업들이 붐을 이루고 있고, 이에 맞춰 증시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쓰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기 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경고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미자동차협회(AAA)는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인 7월 1~5일 약 4700만명의 인파가 자동차로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의미다. AAA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독립기념일 연휴 당시 여행객 4150만명이 현재 역대 최대 기록이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지난해 여행을 가지 못했던 보복 수요까지 더해져 사상 최대 인파가 도로를 메울 것이라는 게 AAA의 설명이다. 항공 여행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미국의 국내선 항공 교통량은 4만7000편으로 팬데믹 이후 가장 많았다. FAA는 “독립기념일 연휴 때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물가는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현재 렌터카의 하루 임대료는 평균 166달러라고 AAA는 전했다. 2019년 대비 140% 폭등한 수치다.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3달러로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레저차량(RV) 렌탈업체 RV쉐어의 존 그레이 CEO는 “여행객들이 렌터카, 항공권, 호텔 등에서 더 저렴한 곳을 찾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예약이 두 배는 늘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같은 기류는 지표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나온 ADP 전미고용보고서를 보면, 6월 민간 고용은 전월 대비 69만2000명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55만명 증가)를 웃돌았다. 특히 레저·접대 부문이 33만2000명 늘며 고용을 주도했다. 실물경제뿐만 아니다. 금융시장은 경기 반등을 등에 업고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ㅈ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3% 오른 4297.50에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신고점을 다시 쓰고 있다. 역사상 최고점에 있음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건 그 자체로 이례적인 일이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전략가는 “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억눌린 수요가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환경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했다. “이번 인플레, 일시적이지 않을 것” 그러나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뜨겁다 보니, 과열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인플레이션의 폐해가 경제 곳곳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월급 생활자들은 물가가 오른 만큼(화폐가치가 떨어진 만큼) 급여가 오르지 않을 경우 추후 소비 여력은 떨어질 수 있고, 이는 또다른 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며 시장금리가 뛸 경우 팬데믹 때 폭등했던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 조정이 현실화할 수 있다. 세계적인 경제 예측가로 명성이 높은 앨런 사이나이 디시전 이코노믹스 회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보면 매우 명쾌하다”며 “경제가 살아나고 동물적 야성이 나타나고 소비가 일어나면, 시차를 두고 인플레이션은 따라오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로 돌아가고 소비자들이 팬데믹 기간 저축한 돈을 몇 달간 쓰려고 서두르고 있다”며 “과열 가능성은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가정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앨런 사이나이 디시전 이코노믹스 회장. (사진=미국 미시건대 제공)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