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턱스크·3밀' 피하자 …"비말전파 주범 에어컨 환기 필수"
전문가들 "마스크 필착·환기·3밀공간 방문 자제"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1-07-10 06:30 송고
7월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 앞 횡단보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1.7.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날씨가 급격히 더워지고 실내 활동이 늘어나는 한여름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확진세가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덥더라도 코까지 덮는 올바른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고, 실내공간에서 에어컨 바람을 타고 퍼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수시로 환기하는 게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이른바 '3밀'(밀폐·밀집·밀접) 공간의 방문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16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1년6개월 만에 최다 규모다. 전날(1275명)보다 41명 늘면서 이틀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주부터는 폭염과 열대야가 시작된다. 기상청은 뜨겁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고, 대기 상층부에 위치한 고온건조한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12~16일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이 34도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했다.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12· 13일은 낮 최고기온이 대구 35도, 서울·춘천·울산 34도, 광주·전주·대전 33도로 전망된다. 밤에도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더운 날씨로 실내 활동이 늘면 '3밀'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8일 오후 6시 기준 총 80명 확진)도 비좁고 환기가 어려운 탈의실과 흡연실, 화장실이 사태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문이 닫힌 채 임시 휴점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1.7.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김우주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이면 보통 바이러스 생존기간이 짧아져 유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지만, 7~8월에는 후텁지근해지면서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거나 실내에 시원한 곳을 찾아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3밀' 환경이 구축되면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일부터는 수도권에 4단계가 적용돼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고, 클럽과 나이트, 주점, 포차 등 유흥시설은 아예 영업이 중단된다. 그렇다고 해도 식당과 카페, 노래연습장, 목욕탕, 영화관은 밤 10시까지 영업할 수 있기 때문에 우려는 여전하다.
밀폐된 실내에서 에어컨까지 가동하면 바이러스가 바람을 타고 먼거리까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교수는 "에어컨을 틀면 바이러스를 품은 비말핵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데다, 에어컨 제습기능으로 비말(침방울)의 크기가 작아지고 가벼워지면서 공중에 떠다니게 돼 전파 우려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에어컨을 사용할 때 약풍으로 틀고, 최소 1시간에 한번 씩 10분 정도 환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밀폐된 실내 환경에서는 에어로졸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며 주변을 감염시킨다"며 "밀폐공간에서 에어컨을 틀 때는 시간당 10분 정도는 맞통풍을 시켜 자연환기를 강화하고, 창문이 없는 곳에서는 출입문을 다 열어놔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우주 교수도 "지금처럼 1200명의 신규 확진자가 연달아 나오는 상황에서는 에어컨 가동에 주의해야 하고 사용할 때는 약풍·수시 환기를 유념해 '3밀' 환경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며 "여름이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여름철 불쾌지수가 높아지자 이른바 '코스크족'이나 '턱스크'족이 늘어나고 있다며 마스크를 잘 착용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김우주 교수는 "여름 때 마스크를 오래 쓰다 보면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습기가 차다 보니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여름철 밀폐 공간에 다수가 모인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면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델타변이도 확산하는 만큼 유행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민간전문가와 합동으로 분석한 수학적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7월말 환자 수가 1400명 정도, 상황이 악화되면 2140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전문가 사이에서 일일 확진자가 2000명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적은 있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계기로 수도권 유행이 비수도권으로 번지면 유행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휴가철 이동은 감염이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델타변이 확산속도가 빠른 만큼 코로나19 유행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수가 모이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고 방역수칙을 잘 준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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