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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에 주식재산 1조 클럽에 가입한 국내 50대 그룹 총수는 13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그룹 총수의 지분가치는 3월 말 48조원 수준에서 6월 말 60조원으로 최근 3개월 새 20% 넘게 증가했다.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올해 2분기 50대 그룹 총수의 주식 재산 변동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위가 관리하는 71개 기업 집단 중 자연인(개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50개 그룹 총수 50명이다. 주식평가액 산정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에 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평가액 산출은 보통주(우선주 제외) 주식 수에 올 3월 31일과 6월30일 기준 종가를 각각 곱한 값으로 계산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50대 그룹 총수 중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총수는 38명이었다. 이들 38명 그룹 총수의 올 3월 말 주식평가액은 총 48조5361억원이었다. 이후 3개월이 지난 6월 말에는 60조8057억원으로 25% 넘게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올해 초 45조28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총수들의 주식평가액은 상반기(1월초 대비 6월 말)에만 30% 이상 급증했다.
50대 그룹 총수 중 2분기(3월 말 대비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장 회장은 3월 말 1800억원이던 주식가치를 6월 말에는 2900억원으로 62.6%나 상승시켰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주식종목 한 개에서만 주식을 보유 중인데 3월31일 1만3650원이던 주가가 6월30일에는 2만2200원으로 60%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카카오 김범수 의장 역시 6조600억원에서 9조6300억원 수준으로 60%에 육박할 정도로 지분가치가 높아졌다. 김 의장은 3월 말~6월 말 2분기 주식평가액 증가액으로만 보면 3조5000억원 넘게 늘었다. 50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증가액 중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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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정몽진 KCC 회장 52.6%(3월 말 3900억원→6월 말 5900억원),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48.8%(1900억원→2900억원), 이순형 세아 회장 29.5%(800억원→1000억원) 순으로 50대 그룹 총수 중 2분기 주식재산 증가율 상위 다섯 손가락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달리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3월말 5400억원 정도이던 주식재산이 6월 말에는 4400억원으로 900억원(17.4%) 이상 감소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도 2조3100억원에서 2조원대 초반으로 3000억원(13.2%↓) 넘게 주식평가액이 줄었다.
이와 함께 이명희 신세계 회장 3.5%↓(7500억원→7200억원), 이우현 OCI 부회장 3.3%↓(1400억원→1410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2.2%↓(4900억원→4800억원) 순으로 2분기 주식평가액 하락률 5명 총수 그룹군에 속했다.
다만 2분기 주식재산 감소율 다섯 명 그룹 총수 중 서정진 명예회장을 제외한 4명은 올초 대비 6월 말 기준으로 보면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박찬구 회장의 지분가치는 올초 3000억원이었는데 6개월 새 1300억원 넘게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600억원↑), 이우현 OCI 부회장(200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800억원↑)도 상반기 기준으로는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1월 초 대비 6월 말 상반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장세주 회장의 주식재산은 155%(17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를 김범수 카카오 의장 94.7%(4조6800억원↑), 조현준 효성 회장 93.9%↑(6600억원↑), 정몽진 KCC 회장 82.1%↑(2600억원↑) 순으로 최근 6개월 새 주식재산을 50% 넘게 불린 것으로 파악됐다.
6월 말 기준 50대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 가입한 인원은 1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초 11명, 3월 말 12명보다 더 많아진 숫자다. 6월 말 기준 그룹 총수 주식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의 주식재산은 15조5500억원을 넘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9조6300억원가량으로 1분기 말에 이어 다시 2위를 차지했다. 3~5위에는 각각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4조6400억원),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4조2100억원), 최태원 SK 회장(3조6600억원)이 톱 5에 포함됐다.
이외 △방준혁 넷마블 의장(2조7700억원) △구광모 LG 회장(2조5700억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2조 5500억원)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2조원)은 주식재산 2조원을 상회했다. 이어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재단 이사장(1조 4800억 원) △이재현 CJ 회장(1조4200억원) △조현준 효성 회장(1조3800억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1조1800억원) 등은 1조원대 주식재산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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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회장의 지분 상속 이후 삼성가(家) 주식재산은 최근 2개월 새 2600억원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재산은 4월 말 15조6100억원이었는데 6월말에는 600억원 정도 줄었다. 이외 홍라희 여사 900억원↓(4월 말 11조 4300억원→6월 말 11조3300억원), 이부진 사장 500억원↓(7조7800억원→7조7200억원), 이서현 이사장 400억원↓(7조 2100억원→7조1700억원) 수준으로 삼성가의 지분가치가 소폭 하락했다. 삼성가 4명의 4월 말 합산 주식평가액은 42조 500억원이었는데 6월 말에는 41조7800억원으로 감소했다.
삼성가의 주식재산 변동으로 4월 말 기준 국내 주식부자 1~4위를 차지하던 주식판도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이재용 부회장, 홍라희 여사 다음으로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3위를 꿰차며 주식판도를 바꿔놓았다.
조사 기준을 그룹 총수가 보유한 비상장사 주식 현황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는 확 달라진다. 김범수 의장이 17조3000억 원으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제치고 국내 주식부자 1위에 오른다. 김 의장은 상장사인 카카오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이 주식 이외에 김 의장은 비상장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카카오 지분을 10% 넘게 보유 중이다. 이 지분까지 합치면 주식평가액만 17조원을 넘는다.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할 경우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주식재산은 14조1000억원 수준으로 국내 톱 3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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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 대상 50개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은 100곳이 넘었다. 이중 3월 말 대비 6월 말 2분기에 종가 기준 주식가치가 50% 넘게 크게 오른 종목은 7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두산은 3월31일 4만9950원이던 주가가 6월30일에는 9만5700원으로 91.6%나 올랐다. 같은 기간 △두산중공업 83.5%(1만3000원→2만3850원) △세아베스틸 70.9%(1만8550원→3만1700원) △삼성엔지니어링 70.7%(1만4000원→2만3900원) △동국제강 62.6%(1만3650원→2만2200원) △코오롱생명과학 61.8%(1만9750원→3만1950원) △효성티앤씨 57.1%(57만3000원→90만원) 등도 올 2분기 주가 상승률이 상위권에 랭크된 것으로 파악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해는 상반기에 주식재산이 감소한 그룹 총수가 많았지만 올해는 거꾸로 증가한 경우가 많아져 1년 새 상황이 역전됐다"며 "특히 국내 50대 그룹 총수 중에는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 출생자들이 많은데 이들의 경영 능력에 따라 향후 국내 주식부자 판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50대 그룹 중 1960년대 후반에 태어난 그룹 총수로는 카카오 김범수(1966년생) 의장을 비롯해 네이버 이해진(1967년생) GIO, 삼성 이재용·OCI 이우현·넷마블 방준혁·넥슨 김정주·효성 조현준(각 1968년생) 총수 등이 모두 동년배들이다. 현대차 정의선(1970년생) 회장은 1970년대 초반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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