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수줍음이 많았다. 말이 어눌해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했다. 한국에서 살다 낯선 호주로 떠났다. 낯을 가리는 동양인 소년은 그 자체로 핸디캡이었다. 어머니가 친구들과 나눠 먹으라고 도시락 2개를 싸줬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아 화장실 변기 위에서 홀로 꾸역꾸역 도시락을 먹곤 했다. 외롭고 고독한 나날이었다.
장기자랑 시간, 소년은 노래를 불렀다. 게리 줄스의 ‘매드 월드’(Mad World). 가만히 눈을 감고 한 음, 한 음을 음미했다. 3분 여 시간이 흐른 뒤 눈을 뜨자 갑자기 모든 게 변했다. 그날 이후로 그는 학교의 ‘슈퍼스타’가 됐다.
“장기자랑 이후로 제 인생이 변했어요. 반에서 인기가 높아져 반장을 맡게 됐고 친구들도 사귀게 됐어요. 밴드, 합창단 등 과외활동도 8개나 하게 됐죠. 원래 말을 잘 못했는데 반장을 맡아 리더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