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1.07.05 16:26 / 기사수정 2021.07.05 17:08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침대 축구를 경험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여전히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5일 파주 NFC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이 진행된 뒤 기자회견을 했다. 대한민국은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진행된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조 추첨 결과 A조에 편성돼 이란-UAE-이라크-시리아-레바논과 한 조가 됐다.
중동 팀과 한 조에 편성된 대표팀은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특히 지난 2차 예선 최종전이었던 레바논 경기에서 대표팀은 침대 축구를 경험하며 짜증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벤투 감독은 경기 당시 벤치에서 격하게 항의하며 물통을 걷어차기도 했다.
당시 벤투 감독은 "상대의 경기 스타일, 예를 들어 수비적인 경기 운영, 밀집 수비를 하는 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겠지만 시간을 끌고 플레이를 지연하고 인플레이 상황이 아닐 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면서 "그에 대응할 수 있는 건 필드 위에선 3명(심판진)뿐이다. 우리가 더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해선 심판진들이 다른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예선에서 흔하게 나타난다면 이건 아시아 축구 발전에도 좋지 않다. 심판진들이 시간 지연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라고도 밝혔다. 그가 우려한 대로 대표팀은 중동팀, 그것도 침대 축구를 잘 구사하는 팀들과 만나게 됐다. 2차 예선 같은 조에 있었던 레바논도 다시 만나야 한다.
벤투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것을 극복할 방법은 우리가 우리의 플레이를 하는 것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그 외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시간을 허비하는 일은 적절하지 않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다. 우리가 걸어온 길에 대한 강한 믿음을 바탕으로 최종예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결국 벤투 감독이 생각한 건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려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 운영을 하는 것이다. 2차 예선 레바논전에 선제 실점을 한 결과로 침대 축구를 경험했던 만큼 선제 실점 없이 선제골을 먼저 넣어야 하는 숙제를 매 경기 해내야 한다.
벤투 감독은 "물론 변수들도 최대한 치밀하게 준비하겠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기력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다. 상대의 시간 지연 행위는 2차 예선에서도 이미 경험했지만, 우리로서는 어떻게 할 방법 없다. 경기 규칙이 바뀌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농구처럼 실제 플레이 시간을 정확히 계산하는 방식이 되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최종예선 일정은 9월 2일 이라크(홈)와 레바논(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6개월간 진행된다. 아시아에선 각 조 1, 2위 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 3위 팀 중 승자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본선 진출권에 도전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엑스포츠뉴스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