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자의 삶을 위한 교육] 기후위기와 생태전환교육
발행2021-08-04 15:35:25
수정2021-08-04 15:35:25
“모든 미래세대의 눈이 당신을 향해 있습니다.
현재의 기후위기를 현재의 삶의 가치와 체제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하나의 의견이 아니라 사실 그 자체입니다. 미래의 삶의 조건을 보장하고 지구생명을 보존하는 것은 공허한 약속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당신의 아이들과 손주들은 당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1)”
그레타 툰베리는 안전을 위협받는 미래세대로서 기성세대들에게 결단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현재 성인으로 살고 있는 우리가 어린세대들에게 어떤 세상을 전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에 대한 백신접종이 늘어나고 있지만 코로나 19확진자의 수가 줄어들지 않은 채 날씨는 너무나 무덥습니다. 방학을 맞아 다양한 만남과 휴식, 여행을 원하는 청소년들에게 거리두기 4단계를 강조하는 상황이 우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너무나 미안합니다. 가끔씩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만날 때,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대해서 축하인사를 보낼 때면, 우리 기성세대들의 책임을 묻는 그레타 툰베리의 강력한 경고의 말이 생생한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1월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0.1.21ⓒAP/뉴시스
1. 언제부터? 지금 당장!
그레타 툰베리의 경고가 있고, 채 6개월이 지나지 않아서 코로나19라는 모습으로 위기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 1월부터 지금까지 세계의 모든 나라들은 코로나 19를 겪고 있으며, 폭염과 폭우 등 여러 가지 기후위기의 징후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위기는 환경과 생태를 보존하는 실천활동과 교육을 진행하는 일은 즉각적인 실천이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아이들에게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우리아이들이 살아갈 푸른 자연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결단과 행동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기후행동에서 활동하는 19명의 청소년들은 2020년 3월 13일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습니다. 헌법소원을 통해서 청소년들은 “한국이 온실가스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5위 규모로 다량 배출하는데도 2016년 녹색성장법 시행령을 개정으로 ‘202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폐기하고, ‘2030년으로 감축목표’를 설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2) 이러한 시행령 개정은 기후변화를 막지 못하고 미래세대인 자신들이 정상적인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살아갈 지구환경을 파괴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기후위기로부터 파괴되지 않는 생태환경에서 안전한 미래를 살고 싶다는 희망을 헌법소원에 담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헌법소원을 청구한 지 1년이 넘었지만 헌법재판관들은 아직 답변이 없습니다.
그리고, 2021년 6월 5일, 세계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3,547명의 교사들은 “기후위기에 대해 지금 당장 말하고, 지금 당장 행동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청소년들을 지지하고 응원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후 위기 인식과 실천으로 ‘성장보다 정의’, ‘이윤보다 생명’을 우선하는 생태적 삶으로 전환할 것”을 결의하고, 학교를 “기후생태교육과 실천의 장”으로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습니다.3)
우리 기성세대들은 우리가 누렸던 자연환경들을 미래세대에게 온전하게 전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를 소유한 게 아니다. 우리 아이들로부터 빌려 쓰고 있다”라는 스웨덴 환경운동가들의 말처럼 우리는 시대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할 것입니다.4)
청소년기후행동은 지난 3월 13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소극적으로 규정한 현행법령은 청소년의 생명권과 환경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청소년기후행동
2. 지속가능한 미래 교육
우리가 살고 있는 푸른 자연환경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교육으로 환경생태교육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과 우리 이웃들이 살고 있는 공간들은 서로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와 이웃은 상호의존적인 연계를 맺고 있으며 개인의 행복은 공동체의 행복과 깊게 연결되어 있으며 지구라는 푸른별에서 함께 살고 있는 여러 나라 사람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사람들 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과 공동의 운명체로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삶도 지속가능하고 인간이 살아가는 자연환경도 지속가능한 삶이라야 좋은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5) 자연환경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벗어나서 지속가능한 삶이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더 많이 소비하는 삶이 우월한 삶이라는 가치가 통용되었기 때문에 더 많은 것들을 소유하는 삶을 지향하고,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서 경쟁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에서 살아왔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은 더 많이 소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위한 경쟁을 부추기고 서열화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다른 사람과 함께 협력하고,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면, 교육적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조금 덜 소유하고 덜 소비하면서 다른 사람과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삶이 더 행복하고 좋은 삶이라는 것을 함께 배우는 것입니다. 개인적 편의주의와 소비를 권장하는 자본중심적인 삶의 가치관을 지속가능한 공존의 가치관으로 가꾸는 것이 교육의 대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2022개정교육과정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넘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맺기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 되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5교육과정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주요과제로 제시하고,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구체적인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제시하였다는 점은 의미있는 성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22개정교육과정은 민주시민교육의 중심방향인 ‘더불어 사는 삶’에서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삶’으로 의미를 확장하고, 인간과 인간,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삶의 환경과 자연환경이 더불어 사는 삶을 교육적 가치와 방향으로 확대하기를 기대합니다.6)
민주시민교육에서 강조하는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중심의제를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과 자연, 생명으로 확장한다면 교육자들의 시야가 넓어지고 지속가능한 좋은 삶에 대한 실천적 탐구가 가능할 것입니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인간과 생명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는 현실입니다. 우리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환경을 물려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아이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자기주변의 자연환경을 사랑하고 보존하는 것이며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공존하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 2021년 6월 전주의 야호학교에서는 전주형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연구와 연수를 진행했습니다. 우리아이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과 마을의 생태환경을 이해하고 지속적이고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차체가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교육하는 방과후학교 교사를 위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미 많은 나라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환경교육을 필수교육과정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한 사립학교에서는 ‘대지와 더불어 살기’라는 2년간의 교육과정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교육과정은 실제 세계가 움직이는 과정을 배운다는 목표로 이웃과 자연을 고려하면서 사는 집짓기, 먹거리, 공작과 노작 등을 배우며 함께 살아가는 능력과 스스로 자립하는 능력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또한, 필리핀에서는 2019년 5월, ‘환경을 위한 졸업 유산법’을 제정하였습니다. 이 법은 초·중등학교 및 대학을 졸업하려면 10그루의 나무를 생태보전지역에 가서 지역의 토종식물로 심고 가꾸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교육과정은 환경생태를 보전하기 위한 중요한 교육적 가치와 실천활동을 담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삶과 미래를 위한 교육대전환은 지금 우리나라 정규교육과정에서 시급하게 도입·적용해야할 것입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pixabay
3. 자신과 미래세대에 대한 사랑
교육의 거점 공간은 학교입니다. 그리고 교사는 지속가능한 미래 교육의 실천자이며 연결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과 지역사지역사회가 연결되면서 개인의 행복과 공동체의 행복을 연결하는 교육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사는 환경생태교육의 실천자이며 연결주체입니다. 미래교육을 산업과 기술의 발전에 중심을 둔다면 미래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은 축소될 것입니다. 그러나, 미래교육의 중심을 산업과 기술의 발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성장에 중점을 둔다면, 교사와 학생은 개인과 공동체의 행복을 실현하는 적극적인 교육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과 교육내용을 연결할 뿐 아니라, 학생과 학생을 연결하고, 학생과 부모, 학생과 지역사회환경을 연결하는 적극적인 연결자인 교사의 역할은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의 삶을 위한 배움을 안내하고 디자인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교사는 교육과정 그 자체’ 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7)
생태환경교육은 종합적인 관점으로 교육하고 실천할 것을 요구합니다. 생태환경문제는 다양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경제적인 문제이며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관계를 맺고 지역과 지역이 국가와 국가가 함께 협력하며 해결해야 조금씩 진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이렇게 종합적인 노력으로 우리아이들이 자기자신과 자기주변의 환경을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리두기 4단계를 강조하는 이 무더운 여름방학을 견디는 모든 우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사랑하고 응원합니다. 그리고, 이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면,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한 자격을 다투는 경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협력하기 위한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어른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기성세대들은 알고 있고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생태환경이 우리의 어린 시절과 많이 달라졌으며, 일상의 삶을 흔들며 구체적인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금 사랑하는 어린 생명들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좋은 삶을 위해서 ‘사유에서 공유로’, ‘경쟁에서 협력으로’, ‘전쟁에서 평화로’ 전환하고 실천할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필자주
2)법률신문(2020, 3.13). "정부가 기후 위기 방관"… 청소년들 헌법소원 냈다.
3)전교조 교육희망(2021. 6. 7). 전교조, 세계환경의날 맞아 ‘기후위기 대응 교사선언’ 3547명 참여.
4)[교육부 공식 블로그]https://if-blog.tistory.com/12336
5)이재영(2020. 9. 17).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후위기대응교육의 방향과 과제, 제 3회 교육정책네트워크 교육정책토론회 자료.
6)이선경(2021. 7. 15). 차기교육과정에 환경교육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까?, 2021전문가초청 개정교육과정 환경교육 토론회.
7)임재일(2021.7.15). 기후위기 환경재난시대 개정교육과정에 바란다(교사교육과정 +알파를 중심으로)! 2021전문가초청 개정교육과정 환경교육 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