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 상품화’에 당당히 맞선 스포츠 선수들
발행2021-07-28 07:13:48
수정2021-07-28 07:13:48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종목에 출전한 독일 대표팀 선수들의 유니폼이 언론과 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독일 대표팀 선수들은 그동안 여성 기계체조 선수들이 주로 입어온 원피스 수영복 스타일의 레오타드 유니폼이 아닌 몸통부터 발목 끝까지 다 가리는 유니타드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했다. 독일 대표팀이 입은 유니타드 유니폼은 여성에겐 노출이 심한 유니폼을 요구하며 성 상품화를 강요해온 지난 관행에 대한 당당한 도전이었다.
독일 대표팀이 유니타드 유니폼을 입고 체조 경기에 나선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열린 2021 유럽 체조 선수권대회에서도 착용했다. 당시 독일체조 연맹은 유니타드 유니폼을 입은 이유를 “체조에서의 성적 대상화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최근 성 상품화에 맞서 선수들의 용기있는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독일 대표팀에 앞서 얼마 전 불가리아에서 열린 유럽 비치 핸드볼 선수권대회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노르웨이 선수들이 비키니 착용을 의무화한 대회규정을 어기고 하의 유니폼을 반바지로 입었다는 이유로 유럽핸드볼연맹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은 것이다.
이번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 성비는 남성 51%, 여성 49%로 균형을 이뤘다. 개회식 선수 입장도 남녀가 공동기수로 참여하는 등 외형적인 모습은 성평등 올림픽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여러 종목의 규정과 현실은 여전히 ‘성평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스포츠 선수들이 ‘성 상품화’와 ‘성적 대상화’에 맞서 용기있는 도전에 나선 건 의미가 크다. 이들의 도전이 스포츠 ‘성평등’을 이룰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