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38명, 광화문 기억공간 유지 호소
기억·안전 전시공간의 모습(자료사진)ⓒ뉴스1
세월호 참사 단원고 생존학생들이 광화문 세월호 참사 기억공간을 유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참사 단원고 생존학생 38명은 20일 ‘세월호 참사 단원고등학교 생존학생은 광화문 세월호참사 기억공간 철거를 반대합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생존 학생들은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은 참사 직후부터 유가족과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 시민들이 불철주야 함께하며 만들고 지켜온 공간”이라며 “그곳이 있었기에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 그리고 저희 친구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셨다. 그분들 덕분에 생존자인 저희는 큰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 공간을 통해 생명·안전·진실이 우리 사회에 있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키고 진실·정의를 밝히며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많은 국민이 다짐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생존 학생들은 “이대로 광화문 기억공간이 사라지게 된다면, 저희뿐만 아니라 국가와 다른 국민들에게도 이러한 큰 아픔이 반복될 수 있다”라며 “그러한 일이 없도록 세월호 기억공간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생존 학생들은 “저희에게 그날은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라며 “친구들의 죽음이 허망하지 않도록 함께하겠다는 약속,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책임지겠다는 약속에 대한 선한 의지를 보여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최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 오는 26일 광화문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을 완전히 철거하겠다고 통보했다. 가족협의회는 광화문 공사 기간 중 임시로 이전했다가 완공 후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취지에 맞게 위치를 충분히 협의하여 재설치하자고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표지석’과 ‘식수’ 외에 해줄 수 없다며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광화문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은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제36조’와 ‘서울특별시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 및 안전사회를 위한 조례 제5조’에 근거해 설치됐다.
특별법에는 “국가 등은 4·16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의 추모와 해상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위해 추모공원 조성, 추모기념관 건립, 추모비 건립 등의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다만, 국가는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이를 지원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 서울시 조례에는 “시장은 희생자 추모와 안전사회를 위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 조성’ 등의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