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질문에 당황한 바이든·푸틴... 바이든, 속어 사용하며 격앙된 모습
푸틴, ‘무엇이 두려워 탄압하냐’ 질문에 당황... 바이든, 정해진 기자 질문만 받아 빈축
발행2021-06-18 10:28:23
수정2021-06-18 13:20:1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 중 한 기자의 돌직구 질문에 오른손 검지를 치켜세우며 격앙된 목소리로 답하고 있다.ⓒ백악관 공개 동영상 캡처
스위스 제네바에서 16일(현지 시간)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개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날카로운 돌직구 질문을 피하지 못했다.
가장 먼저 차분함을 잃고 속어까지 사용해가며 격앙된 감정을 드러낸 사람은 바이든 대통령이다. 백악관이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그는 기자회견 말미에 정해진 기자들의 질문만 받고 퇴장하려다 CNN방송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CNN방송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왜 당신은 (푸틴 대통령이) 행동을 바꿀 것이라고 그렇게 자신하는가?’라고 물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푸틴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돌직구 질문이었다.
이에 당황한 바이든 대통령은 다시 기자들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제기랄!(What the hell!)”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격앙된 목소리로 “대체 (당신은) 항상 어디서 뭘 하는가. 내가 언제 자신한다고 말했나”라고 따졌다.
이어 추가적인 질문도 가로막은 채 다시 기자회견장으로 나오면서 오른손 검지를 지켜세운 채 “똑바로 합시다!”라며 “내가 말한 것은 나는 무엇이 그의 행동을 바꿀 것인가를 이야기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다른 국가들이 그들에게 압력을 가해 그들의 입지를 위협한다면, 행동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나는 아무것도 자신하지 않는다. 나는 사실을 말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해당 기자는 다시 ‘푸틴 대통령의 과거 행동 방식이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이번 회담을 건설적으로 볼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것을 당신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직업을 잘못 찾은 것 같다”라고 말하며 자리를 빠져나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격앙된 감정과 여과 없는 발언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일으키자, 이후 제네바 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다시 걸어와 “내게 한 마지막 질문에 사과해야겠다”라며 “질문에 그런 식으로 답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도 피해갈 수 없었다. 외신들이 전한 동영상에 따르면, 그가 회견장에 도착하자 미 ABC방송 기자는 ‘당신들의 정적들은 줄줄이 죽거나 구속되거나 투옥된다’면서 대체 무엇이 두려워 그렇게 사람들을 탄압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당황한 푸틴 대통령은 잠시 답변을 하지 못하다가 “(알렉세이 나발니 세력들은) 집단적으로 질서를 망가뜨리고 법을 어기고 있는 극단주의 단체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미국에서 벌어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시위를 거론한 뒤 “그런 시위가 우리 국경 안에서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말을 돌렸다.
하지만 해당 기자는 다시 ‘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라며 푸틴 대통령의 말을 끊은 뒤 ‘당신은 공정한 정치적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 아니냐’라고 재차 돌직구를 던졌다. 이에 다시 당황한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는 미국 의사당 폭동 사태로 말을 돌린 뒤 “당시의 폭도들은 20~25년 징역형 선고를 앞두고 있다”고 화제를 돌렸다.
한편, 양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담 이후 각자 개별적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리 정해진 기자들에 한해 프롬프터를 사용해 7개 질문만 받아 빈축을 샀다. 이에 반해 푸틴 대통령은 55분간 프롬프터 없이 20개가 넘는 질문에 답해 대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