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은행주들이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면서 최근 델타 변이 확산과 장기금리 하락으로 인한 약세에서 반등할지 관심을 모은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KB금융의 주가는 전거래일 보다 2.67% 내린 5만1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신한지주(-1.42%), 우리금융지주(-0.44%), 하나금융지주(-2.28%), 기업은행(-1.44%), BNK금융지주(-1.06%), DGB금융지주(-1.33%), JB금융지주(-0.14%) 등이 일제히 약세였다.
백신 접종 개시와 함께 경기 재개 기대감에 올해 들어 크게 올랐던 은행주는 최근 미국 장기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약세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발언과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 불식으로 1.4%대까지 올랐던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다시 1.3%대를 밑도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최근 약세에도 불구하고 은행주들의 연초 대비 주가상승률(16일 종가기준)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폭(14%)을 웃돈다. BNK금융이 33.5%로 가장 높고, 그외 DGB금융(33%), JB금융(28.4%), 하나금융(27%), KB금융(21%), 신한(20.9%), 기업은행(18.2%), 우리금융(16.6%) 등의 순으로 높다. 은행주 평균 주가상승률은 21.9%다.
이런 가운데 오는 21일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은행들이 2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기업·BNK·DGB·JB 등 금융지주사 7곳의 합산 2분기 순이익은 4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할 전망이다. 컨센서스 대비 11%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특히 BNK금융, 하나금융 등의 실적 서프라이즈를 예상했다.
은행들의 호실적을 예상하는 배경은 이자이익 증가와 대출 성장이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주로 수신금리 하락 효과로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평균 4bps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출 성장률은 올해도 6.5%로 양호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순이자마진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에서 발생한 수익과 채권 등에서 발생한 이자가 포함된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이 적극 나서고 있는 부채구조조정도 은행업계에 긍정적인 흐름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4.29대책을 통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도 적극 추진 중”이라며 “은행 주도의 점진적 부채구조조정은 은행 산업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서 연구원은 “정부 정책으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상반기까지 순이자마진 상승이 가파르게 이어졌다”며 “규제 강화에 기준금리 인상까지 진행되면 마진 개선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은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는 은행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다. 최정욱 하나금투 연구원은 “코로나 확진자수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금리인상 소수의견(0.25%포인트 인상)이 나온데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금리 조정’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은이 부동산 등 금융불균형 누증 문제를 굉장히 심각히 보고 있다”며 “확진자수가 더욱 크게 증가하지 않는 한 8월부터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짚었다. 그는 “내년 3월 대선과 한은 총재 임기 만료가 맞물려 있어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당제한 해제도 은행주의 매력을 높인다. 강혜승 연구원은 “감독당국의 자본관리 권고가 6월말로 종료되면서 건전성이 양호한 은행지주들이 7월 이후 배당 정책을 정상화할 것”이라며 “업종 배당 수익률(단순 평균, 분기·결산 배당 합산 기준)은 올해 5.5%, 내년은 6.1%”로 예상했다.
다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카카오뱅크 상장이 미칠 영향은 우려되는 점이다. 강혜승 연구원은 “8월 중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상장 예정으로 수급 측면에서 기존 은행(금융지주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강력한 종합 금융플랫폼이 되기 위한 경쟁도 심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