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로 고객몰이 나선 카드업계
입력 2021-06-30 07:00 |
신문게재 2021-06-30 14면
카드업계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앞세운 고객유치 경쟁이 달아올랐다. 연회비 30만원 수준의 프리미엄 카드부터 MZ세대(밀레니엄+Z세대)를 겨냥한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PLCC란 제휴 기업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모든 혜택을 해당 기업에 제공하는 카드다.
카드사는 제휴기업과 함께 마케팅을 펼치고 수익을 나눠 마케팅 비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또한 제휴 기업의 충성 고객을 카드사 고객으로 끌어올 수도 있다. 가령 하루에 커피를 서너 잔씩 마시는 소비자라면 스타벅스 현대카드나 커피빈 KB국민카드를 발급받을 확률이 높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주로 소비하는 분야에 혜택을 몰아주는 PLCC를 발급받을 경우 똑똑한 소비로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
지난 3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왼쪽)과 바트 뷰링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아시아태평양지역 세일즈 앤 마케팅 최고책임자가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신한카드’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신한카드)
신한카드는 3월 글로벌 호텔그룹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첫 PLCC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이케아, LG하우시스, SK렌터카, 아모레퍼시픽 등 인테리어, 렌털 등 주요 업체와 PLCC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반기에도 추가 상품을 선보여 업계 선두자리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3월 말 출시된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신한카드(이하 메리어트 신한카드)’는 현재까지 7000장 이상이 발급될 정도 인기몰이 중이다. 국내 첫 글로벌 호텔 멤버십 PLCC인 이 카드는 메리어트·웨스틴·쉐라톤 등 전 세계 7600여개 호텔에서 우대 서비스 혜택을 제공한다.
이카드의 연회비는 26만7000원이지만 호텔 멤버십 등급 업그레이드를 위한 엘리트 숙박 실적 제공으로 연회비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카드 가입만으로 ‘메리어트 본보이 골드 엘리트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원래는 메리어트 계열 호텔에서 연간 25박 이상 숙박해야 받을 수 있는 등급이다.골드 엘리트 등급 보유자에겐 호텔 상황에 따라 한 단계 높은 등급의 객실에서 투숙할 수 있는 혜택이 있다. 연 1회 메리어트 계열 호텔에서 무료로 숙박할 수 있는 혜택도 준다.
◇현대카드 업계 선두주자로 다양한 상품 선봬… MZ세대 겨냥
현대카드는 PLCC로 고객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카드사다. 2015년 이마트와 손잡고 업계 최초의 PLCC인 ‘이마트 e카드’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등 각 업종의 대표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PLCC를 내놨다. 올해도 쏘카, 무신사, 현대차 등과 상품을 출시했다. 하반기에는 네이버 PLCC 출시가 예정돼있다.
혜택도 월등하다. ‘대한항공 현대카드’는 사용금액 1000원당 1마일리지의 기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카드 종류에 따라 대한항공·해외 호텔·면세점 등에서 결제시 1000원당 최대 5마일리지까지 적립할 수 있다. 다른 대한항공 제휴카드 기본적립이 1500원당 1마일리지에 불과하다.
‘배민 현대카드’는 배민페이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앱에서 결제하면 20만원 한도에서 배민포인트 3%를 적립해준다. 온라인쇼핑과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에서도 2%를 쌓을 수 있다. 배민·온라인 쇼핑·디지털 콘텐츠를 통들어 월 60만원을 결제할 경우 최대 1만4000포인트 적립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스타벅스 현대카드’를 출시하고 젊은고객도 사로잡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결제 3만원당 스타벅스 리워드 포인트인 ‘별 1개’를 적립해준다. 배민 현대카드와 스타벅스 현대카드의 연회비는 각각 1만원, 3만원 수준이다.
◇ 후발주자들 다양한 기업과 전략적 제휴… 어느 곳이 좋지?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등이 가세하며 치열한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지난 3월 커피빈과 손잡고 첫 PLCC를 내놨다. 하반기 해피포인트, 머지포인트 PLCC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커피빈 국민카드’는 커피빈에서 5000원 이상 결제시 하루 1회 3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최근에는 할인 결제 모바일 플랫폼 ‘머지포인트’와 업무 협약을 맺고 연내에 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도 지난달 첫 PLCC로 카카오페이 카드를 내놨다. 범용성 높은 카카오페이포인트 적립 혜택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정기결제 10% 할인, 통신요금 자동납부 시 3000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PLCC 중 최초로 카드번호 등을 없앤 넘버리스 플레이트를 적용하여 캐릭터디자인을 더욱 돋보이도록 했으며, 불필요한 카드정보 노출도 최소화했다.
롯데카드는 금융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금융기술기업) ‘핀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새로고침 카드’를 선보였다. 지난달 이용실적과 함께 특정 사용처에서 결제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복잡한 혜택 조건을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핀크 서비스 이용자라면 월 최대 2만 핀크머니를 적립 받을 수 있다. 4월에는 마이데이터 전문 핀테크기업 뱅크샐러드와 손잡고 ‘빨대카드’를 출시했다. 뱅크샐러드가 3800개 이상의 국내 모든 카드 정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지난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지출한 커피, 배달앱, 스트리밍, 편의점 등 상위 5개 분야에 혜택을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똑똑한 소비는 고객 몫… 실적 요건 미리 확인하자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라고 무조건 PLCC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PLCC는 기존 카드와 달리 ‘기본 혜택’이 없다. 카드사 포인트 적립, 청구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전월 실적 요건을 채우는 것도 까다롭다. 스타벅스 현대카드는 20만원, 배민 현대카드와 이케아 신한카드는 30만원, 커피빈 KB국민카드는 50만원을 채워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PLCC는 일반 카드보다 사용처가 제한적이므로 전월 실적을 채우기가 힘들 수도 있다.
연회비도 일반 카드보다 비슷하거나 되레 높은 경우도 있다. 배민 현대카드 1만원, 이케아 신한카드 1만5000원, 커피빈 국민카드 2만원, 스타벅스 현대카드 3만원 수준이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