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 앞둔 ‘요기요’… 몸값 2조 새주인은?
17일 본입찰…롯데·GS·11번가 참여 가능성 제기
유통 채널과 퀵커머스 통합시 시너지 효과 기대
입력 2021-06-15 07:00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 매각 본입찰이 임박하면서 누구의 손에 쥐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예비입찰에는 SSG닷컴과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지만, 본입찰에는 예비입찰에 불참한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어 아직은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4일 배달업계와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요기요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17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매각대상은 DH코리아 지분 100%다. 요기요는 공정거래위원회가 DH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의 합병 조건으로 DH 지분 전량을 6개월 내 매각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앞서 예비입찰에선 신세계그룹 SSG닷컴, 야놀자,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본입찰에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이미 업계에서는 SSG닷컴과 MBK파트너스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유통 신사업에 관심이 높은 SSG닷컴과 홈플러스를 인수한 경험이 있는 MBK파트너스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요기요 인수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불참했다는 전망도 나왔다.
SSG닷컴 역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금 부담에 따라 SSG닷컴이 요기요 인수에서 빠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역시 이번주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요기요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매각 희망자들 사이에서 요기요의 몸값에 대한 의견 차이가 분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요기요의 몸값은 최대 2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인수하려는 업체들의 매각 희망가는 1조원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DH 측이 매각에 더 급한 상황인 가운데 인수비용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도 나왔다.
점점 낮아지고 있는 요기요의 점유율 또한 인수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배달업계의 1위는 배달의민족으로, 요기요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실제 배달앱 시장의 점유율은 2019년 거래금액 기준 배달의민족 78.0%, 요기요 19.6%, 배달통 1.3% 등이다.
여기에 최근 배달 시장 흐름에 뛰어든 쿠팡, 카카오, 네이버 등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올리고 있어 부담 요소가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재 점유율 3위인 쿠팡이츠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매출 3530억원, 영업이익 470억원을 기록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내고 있다는 점은 매력적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이에 요기요는 매각을 앞두고 가치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IT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개발 인력을 집중적으로 확보해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요기요는 지난달 배달앱 시장을 함께 이끌 IT 핵심 인재를 확보하여 연구개발(R&D) 조직을 최대 1000명까지 확대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 많음에도 요기요 매각이 주목받는 것은 유통업계의 판을 흔들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세계그룹이나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가 요기요를 인수하면 현재 주 본업인 음식 이외에 오프라인 매장에도 상품을 배달하는 물류 서비스로 키울 수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느 기업이 인수할지는 아직 정확하게 모르는 부분”이라면서 “다만 미래 성장성을 생각할 때 유통 채널과 퀵커머스가 접목될 때 발휘되는 시너지 효과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