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입력 : 2021-07-25 11:54:25 수정 : 2021-07-25 11: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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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SBS는 구글(Google)이 제공하는 구글 지도에 ‘더불어민주당 주사파 평양본부’와 ‘노읍읍 분향소’라는 장소가 평양에 있는 걸로 검색된다며 (노읍읍은 일간 베스트 등 극우 사이트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일컫는 용어) 제보 사진을 첨부했다.
구글 지도에 검색되는 '더불어민주당 평양본부'와 분향소 (제보: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 SBS
물론 평양에는 저런 장소가 없다. 그러나 이같은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도 평양 김일성광장 근처에 ‘더불어민주당 본부’, ‘문재인캠프 평양본부’ 같은 지명이 등록된 사실이 알려져 언론에도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한편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구글 지도가 누구나 장소 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지도의 특정 장소를 클릭하면 장소 이름과 카테고리 등을 입력할 수 있고 간단한 절차를 거쳐 등록이 가능하다. 국내 포털 지도 서비스인 네이버나 다음과는 다른 부분으로 SBS가 국내 포털 네이버에 문의한 결과 “사용자 제보에 대한 부분은 기본적으로 100% 검수 후 반영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는 신규 장소 등록의 경우 이용자 제보가 들어오더라도 네이버 자체 또는 외부 CP나 사업주의 데이터를 거쳐 검증 후 등록하는 절차를 거친다는 설명이다. 이에 SBS가 구글 지도의 장소 등록 절차를 확인하기 위해 구글코리아 측에 질의 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또한 SBS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구글 지도와, 국내만을 대상으로 하는 네이버, 다음 지도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위와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고 가짜뉴스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3달 전 위 문제가 불거졌을 때 몇몇 극우 성향 유튜버들은 ‘충격! 민주당 본부가 평양에 있다’와 같은 낚시성 제목을 단 영상을 여러 편 올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내용 또한 장난으로만 치부하기엔 상당히 악의적이다. ‘금수산 태양 돼지국밥’ 같은 장소야 장난으로 볼 수 있다 쳐도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를 소재로 삼은 건 선을 넘은 행위라며 여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베’의 그림자를 강하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대선이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온갖 마타도어와 가짜뉴스를 경계해야 하는 시국에 또 다른 가짜뉴스의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또한 구글은 ‘오픈소스계의 대부’로 불릴 만큼 이용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성장동력이자 자원으로 삼는 오픈소스 방식을 적극 활용한다. 이에 이같은 일은 구글 지도가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에 벌어진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권리에는 책임이 수반되며 이와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벌어지기에 단순히 장난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이 문제를 처음 발견하고 제보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보좌진 모임인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이하 민보협)’ 소속 보좌진으로 이동윤 민보협 회장은 SBS에 “당 지도부에 정식으로 보고한 뒤 구글 측에 강력하게 항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상임위 차원의 대응과 함께 구글 측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도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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