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입력 : 2021-07-03 07:00:00 수정 : 2021-07-03 13: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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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신고 다음 날 동생 숨진 채 발견
CCTV서 수상한 정황 포착…친형 ‘긴급체포’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적장애를 지닌 동생이 실종됐다며 경찰에 신고한 40대 친형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수상한 행적이 속속 발견돼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40억원에 이르는 유산 문제가 얽힌 것으로 보고 동생을 살해했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30대 장애인 동생을 유기한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중구에 사는 A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2시 50분쯤 함께 사는 지적장애 2급 동생 B(38)씨가 전날 영화관에 간다며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선 뒤 귀가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B씨의 행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A씨가 거짓말을 한 정황을 파악했다. B씨의 자전거는 영화관에서 멀리 떨어진 을지로입구역에서 발견됐고, 당일 저녁 CCTV에는 영화관을 나섰다던 B씨가 A씨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B씨를 자신의 차에 태운 뒤 경기도 구리시 왕숙천 인근에서 멈췄고, 이후 A씨가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는 모습도 CCTV에 찍혔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수상한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지난달 29일 A씨를 긴급체포했다. 같은 날 오후 B씨는 강동대교 북단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형제의 부모는 4년 전 40억원가량의 유산을 남긴 채 교통사고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동생 B씨의 법정대리인인 삼촌과 최근 재산 분할 소송을 벌이는 등 갈등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산을 둘러싼 문제가 B씨의 죽음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사망 당일 형제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