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붕괴에 놀란 中 “해외 IPO 허용…정책 도입 신중할 것”
CSR, 글로벌 투자은행과 비공개 회의
상장 요건 충족하면 중국 기업의 해외 IPO 허용
향후 새로운 시장 정책 도입 시 시장 변동성 고려할 것
등록 2021-07-29 오후 2:29:40
수정 2021-07-29 오후 9:06:24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중국 당국이 글로벌 투자은행(IB) 관계자들 불러 모아 최근 단행된 규제의 목적을 설명하고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사교육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 발표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이 연일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증시가 폭락하자 사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련 이미지(사진=AFP)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팡싱하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부주석(차관급)은 골드만삭스, UBS 그룹 AG 투자회사를 초청해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팡 부주석은 최근 중국 당국이 진행한 사교육 및 온라인 금융 기업 규제는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기업이 상장 요건을 충족시키는 한 해외 증시도 허용할 것이란 입장을 전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팡 부주석은 참석자들에게 “중국이 세계 시장, 특히 미국으로부터 분리될 의사가 없다”라고 분명히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또한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공개(IPO)가 허용될 것”이라고 전했고, CNBC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기업들이 외자 유치에 필수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감독기관은 인식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팡 부주석은 향후 중국 당국은 시장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더 신중한 방식으로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장이 새로운 정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담 몬타나로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 이머징마켓 펀드 매니저는 “이번 비공개 회의는 중국 당국이 특정 사업을 일방적으로 파괴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짚었다.
이번 비공개 회의는 중국의 대규모 사교육 규제 발표로 미국과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가가 폭락한 뒤 나왔다. 지난 24일 외신은 중국 규제당국은 사교육 기관을 일괄적으로 비영리 기구로 등록하고 교육기관의 IPO를 불허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앞서 중국 규제당국은 알리바바가 입점 업체를 상대로 다른 플랫폼 이용 금지를 종용했다는 이유로 3조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고, 지난 24일엔 텐센트 뮤직에는 독점 음악 판권 포기를 명령하며 압박했다. 또한 당국의 저지를 무시하고 뉴욕 증시에 상장한 공유 차량 업체 디디추싱에 대해선 자국 안보를 위협했단 이유로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 3거래일(26~28일) 동안 중국 교육 기업은 물론 빅테크 기업의 주가도 무너져 내렸다. TAL에듀케이션의 주가는 규제 소식이 전해진 뒤 종가 기준 76% 급락했고, 가오투 테크에듀, 신동방 주가는 각각 63%, 41% 빠졌다. 골드만삭스는 사교육 시장 규모가 현재 1060억 달러(121조3000억원)에서 4분의 1 미만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직접적으로 규제 대상으로 지목된 알리바바, 텐센트, 디디추싱 등의 주가도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연초 260달러 수준이던 알리바바홀딩스의 주가는 지난 27일 180달러 선으로 붕괴했고, 텐센트 또한 600홍콩달러에서 450홍콩달러 수준으로 빠졌다. 디디추싱은 현재 8.8달러에 거래되며 공모가인 14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텐센트는 1700억달러, 알리바바그룹은 1039억달러, 중국 배달업체 메이투안은 879억달러, 중국 공동구매 플랫폼 핀둬둬는 595억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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