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공급 부족에 디스플레이 업계도 `울상`…왜?
업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내년까지 갈 것" 전망
완성차 업체 감산에 차량용 디스플레이 출하량도 줄어
출하량 전망 수정 불가피.."성장 잠재력은 여전해"
등록 2021-07-22 오전 8:48:50
수정 2021-07-22 오전 8:48:50
[이데일리TV 김종호 기자]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급감한 가운데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투자를 해왔지만 수요 정체로 수익성 확보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디스플레이 업계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감산, 또 감산..“차량용 반도체 부족, 내년까지 간다”
22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로 지난 1분기에만 약 67만2000대의 차량 생산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에서만 25만대의 차량 생산 감축이 이뤄졌고 북미에서도 10만대 이상의 차량 생산이 줄었다.
특히 1분기에만 전세계 완성차 업체의 공장 85곳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감산에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기업인 포드와 GM, 도요타와 혼다는 물론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르노삼성 등 역시 이 여파로 일부 공장 문을 잠그고 주요 차종의 생산을 중단했다.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생산량 감소가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차량용 반도체 주요 공급사 중 하나인 일본의 르네사스 공장 화재 복구는 마무리 됐지만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대만 TSMC 등 주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이 공장을 추가 증설하더라도 본격적인 양산까지는 3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TSMC는 최근 “수요 급증에 따라 전반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전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한 곳인 북미 자동차 제조사들은 지난 6월에도 6.6%의 생산 감소세를 보고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북미 제조업 생산이 2분기 0.4% 증가한 반면 자동차 생산은 22.5% 급감하면서 하반기에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우려를 키우는 모습이다.
국내 한 업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제품.
“차량용 디스플레이 출하량 감소..미래 가치는 변함없어”
전세계 완성차 시장 위축에 따라 차량용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자율차와 전기차 확대에 발맞춰 한국과 중국 등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차량용 제품 투자를 확대했지만 정작 수요가 정체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차량용 모니터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609만여개가 출하했지만 올해는 601만개로 감소할 전망이다. 중소형 LCD 기반 차량용 디스플레이도 지난해 3831만개에서 올해 3759만개로 역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수준의 출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옴디아는 이들 제품의 출하량이 올해 정체를 거쳐 내년부터는 다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차량용 디스플레이 출하량 전망 역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는 물론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최근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던 상황”이라며 “하지만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감산이 이어지면서 라인 전환 등의 속도를 늦추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대한 성장 잠재력이 여전한 만큼 업계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 전략은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는 미래차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품”이라며 “현재 차량용 디스플레이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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