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 "청소노동자 죽음 외면 말라…사과도 없어"
학교 측에 공식사과·재발방지 촉구
교내 곳곳 대자보 "구조적 문제 개선과 학교 사과 필요"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1-07-11 17:37 송고
서울대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가 기숙사 청소 노동자가 숨진 데 대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 연석회의(총학생회 직무대행)는 11일 성명을 통해 "학교는 청소노동자 죽음을 외면하지 말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앞서 청소노동자 이모씨(59)는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민주노총과 유가족은 이씨가 과중한 업무와 직장 갑질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석회의는 "엘리베이터도 없는 기숙사 동에서 고인은 100ℓ 쓰레기봉투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다. 925동에 거주하는 학생 수와 크기, 동 시설을 고려할 때 비상식적인 업무량이 부과되고 있음에도 학교는 무관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925동의 높은 업무 강도와 노동자들이 체감할 업무 압박이 학교 차원의 문제임을 인정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기에 급급하며, 여전히 노동자에 대한 사과도 없다"고 지적했다.
연석회의는 "서울대 당국은 반복된 청소노동자 죽음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학내 노동자 업무 강도와 근무환경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라"고 했다.
이어 "반복되는 노동자 근무환경 문제와 학내노동자 등 학교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논의 자리를 마련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 모든 학내 노동자들에게 인간다운 처우와 상식적인 노동환경을 보장하라"고 강조했다.
연석회의와 서울대 대학원 총학생회는 전날부터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서명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을 '관악학생생활관에서 고인 곁에 살아왔던 1명의 사생'이라고 밝힌 한 서울대 구성원이 이날 학내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서울대의 해명을 비판했다.
이 구성원은 "우리는 또 한 명의 서울대 구성원이 퇴근하지 못한 현실에 분노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명백히 이 죽음은 말도 안 되는 갑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에 대한 책임은 서울대 본부와 기숙사가 져야 한다"면서 "구조적 문제의 개선과 학교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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