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대사대리 임명됐는데…공식 대사 부임은 언제

주한 美대사대리 임명됐는데…공식 대사 부임은 언제
쿼드 국가들도 대사 지명 늦어져…美매체 "현재 대사직 14명 뿐"
전문가 "바이든표 신중한 인사검증 시스템…넓은 후보군 영향도"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2021-07-06 06:30 송고
크리스 델 코르소 주한미국대사관 신임 부대사.(주한미국대사관 제공)© 뉴스1
최근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대사 대리 후임으로 크리스 델 코르소 부대사가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단 주한미국대사의 공식 부임 소식은 아직이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주한 부대사 임명으로 미 대사 임명은 더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주한 미국대사관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델 코르소 부대사는 이미 지난달 22일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로버트 랩슨 대사 대리가 이달 중으로 공식 이임하면 그 자리를 이어받을 예정이다.
외교가에서는 델 코르소 부대사를 '지한파'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과거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약 3년간 근무하면서 행정참사관과 대사관차석 대행을 역임한 바 있다. 또한 해외상무관으로 근무 중인 부인은 한국계로 알려져 있다.
특이 이력도 있다. 1997년 외교관으로 임명되기 전인 1989년부터 1993년까지 미국 해병대에서 복무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펼쳐진 다국적군의 '항구적 자유작전'(Operation Enduring Freedom)에 지원하고자 2001년부터 2002년까지 현역으로 재복무했고, 미국 해병대 예비군 중령으로 전역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의 주한 대사 지명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출범 기준, 어느덧 6개월째다.
현재 '하마평'만 무성한데 한국계인 유리 김 주알바니아 대사,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당분간 바이든 행정부가 대사 대리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 전선 구축의 핵심 요소인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 참여 비공식 협의체) 국가들만 살펴보더라도 현재 대사가 임명된 곳은 없다.
일본은 람 이매뉴엘 전 시카고 시장, 호주는 케네디 가문 출신의 캐럴라인 케네디가 유력하고 인도는 아툴 케샵 미 국무부 동아태수석부차관보가 최근 대사 직무 대행을 맡았다. 아울러 주중 미국대사의 경우, 니컬러스 번스 전 국무부 차관이 임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각국 대사 임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을 두고 미국 국내에서도 의문 부호가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기준 바이든 대통령은 각국 대사직에 14명만 낙점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버락 오바마는 40명, 빌 클린턴은 26명, 트럼프는 19명을 지명한 것과 대비된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 통신에 트럼프 때와 다른 엄격한 '윤리 검증 잣대'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대사직에 미 의회 출신 등 정무형 보다는 외교적 관록이 있고 지역 상황에 밝은 '전문가형'을 찾고 있어 시일이 더 걸린다는 관측이 있다.
주한 미국대사 임명이 늦어지는 배경을 두고 '잘 조정된 실용적 접근'이라는 대북정책을 내놓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 커리어'를 중시하고 북한 문제를 다룰 적합한 인물을 찾다보니 적합한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전임 해리 해리스 대사가 군 출신이어서 브룩스 전 사령관의 낙점이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아울러 트럼프 때와 달리 넓어진 범위의 후보군을 검증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때와 달리 바이든호는 인사 후보군의 폭이 넓다"며 "트럼프 때는 전통 관료들과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같이 못하겠다고 해서 사람 구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바이든 대통령만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증하고 있는 것 같다"며 "트럼프 때는 후보군 자체가 매우 얇았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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