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영웅 '최영섭 해군 대령' 영면…주목받는 최재형家 군복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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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the300]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지난해 11월5일 서울 영등포구 해군호텔에서 진행된 '바다사랑 해군 장학기금 전달식에서 6ㆍ25전쟁 대한해협해전의 영웅 최영섭(예비역 해군대령) 한국해양소년단 고문(왼쪽)이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오른쪽)에게 해군 전사ㆍ순직자 자녀를 돕는 데 써달라며 바다사랑 해군 장학기금 3,000만원을 전달하고 있다. (해군 제공) 2020.11.5/뉴스1
8일 영면한 최영섭 전 예비역 해군 대령은 대표적 '6.25 영웅'이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 대한해협해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자 야권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이다.
대한해협해전은 전쟁 초기 분수령이 된 전투(역사학자 노먼 존스 '6.25비사')였다. 대한해협해전은 6·25전쟁이 터진 직후인 26일 새벽 한국 해군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PC-701)이 무장병력 600여명을 싣고 부산으로 침투하던 북한 1000톤급 무장수송선을 격침시킨 해전이다.
만약 이 전투에서 북한군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부산이 어떻게 됐을지 알 수 없었다. 후방 교란을 위한 게릴라 부대를 일찌감치 격퇴한 덕에 연합군 최후의 보루로서 지원 병력과 물자 조달의 핵심 관문이었던 부산항을 지킬 수 있었다.
최 전 대령은 백두산함의 갑판 사관이었다. 당시 진해통제부사령관으로부터 출동명령을 받고 동해로 향하던 백두산함은 25일 오후 부산 앞바다에서 수평선에 연기를 포착한다. 미식별 선박이 적함임을 알아차린 뒤 치열한 교전이 시작됐고 26일 오전 1시38분 적함은 침몰한다.
이후에도 최 전 대령은 6·25전쟁 내내 함정에 근무하면서 서해안 봉쇄작전, 여수철수작전, 인천상륙작전, 제2인천상륙작전 등 해군의 주요 작전에 참가했다. 이 같은 공로로 금성충무무공훈장 등 무공훈장 4개를 받았다.
= 2016년 6월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최영섭 한국해양소년단 고문이 시구를 하고 있다.(해군 제공)2016.6.28/뉴스1
최 전 대령은 지난해 6월 부산에서 열린 '제70주년 대한해협해전 전승 기념행사'에 참석해 "삼면의 바다를 지키겠다고 자진해 나선 해군 장병과 그 가족들이 푼돈을 모아 백두산함을 사왔다"며 "이 배가 6월25일, 그날 조국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고 회고했다.
이어 "당시 참전 용사들은 대한민국 수호의 임무를 마치고 거의 다 떠났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대한민국을 일으킨 우리 90세 노병들의 소망은 오직 하나 '후대들의 행복한 삶'이다"고 말했다.
최 전 대령은 그동안 해군 전사자·순직자 자녀들을 위해 기부활동도 적극적으로 해왔다.
최 전 대령의 집안은 해군 집안으로도 유명하다. 군복무 명문가로 꼽힌다. 최 전 대령의 두 동생도 각각 해병대 대령(최웅섭)과 해군 중사(최호섭)로 군 복무를 했다. 네 아들도 모두 군 장교로 군 복무를 했다. 첫째 아들인 최재신 전 고려개발사장은 해군 대위, 둘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육군 중위, 셋째 최재민 소아병원장은 공군 대위, 넷째 최재완 광주대 교수는 육군 소위 출신이다. 손자들도 해병대와 해군 등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최 전 대령은 이날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