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고점론 불거지자…SK하이닉스 경영진이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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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두고 고점론이 제기된 가운데 SK하이닉스 경영진이 최근 한달새 잇따라 자사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업황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지만 업계에서는 지나친 기우라는 얘기가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달 동안 김동섭 대외협력총괄 사장을 비롯해 SK하이닉스 임원 10명이 자사주 총 9801주를 매입했다. 자사주를 매입한 임원은 장혁준 재무담당(1000주), 안현 솔루션개발 담당(1001주), 오종훈 GSM담당(1000주) 등 핵심 경영진이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의 자사주 매수는 실적 기대감이나 책임경영 의지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 경영진의 지난달 자사주 매입을 두고도 책임경영 의지와 함께 올 하반기 이후 업황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122,500원
2000 -1.6%)가 올 2분기 1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 9조8103억원, 영업이익 2조6818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올 1분기와 견주면 영업이익만 해도 2배 안팎으로 늘었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 전망은 더 밝다. 영업이익이 4조원대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7일 발표되는 삼성전자 (80,000원
100 -0.1%)의 2분기 실적을 두고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10조9304억원으로 최근 1개월 사이에만 2000억원가량 늘었다. KB증권, 하이투자증권, 흥국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이 1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만 8조~9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무엇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 가능성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2분기 들어 지난 4월 D램 기준으로 가격이 한꺼번에 20% 넘게 인상되면서 5, 6월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3분기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3~8%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가격 하락 전환 우려가 상존하지만 백신 접종 이후 서버·PC 부문에서 기업 수요가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메모리 재고도 정상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3~4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의 재고 수준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마이크론의 경우 재고 일수가 94일로 메모리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인사는 "올 하반기 모바일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안다"며 "공급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시장 상황을 살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지난달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두달째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가격 상승 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특히 지난달 30일 미국의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2분기(3~5월)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면서 업황 고점론에 불이 붙었다.
미국의 IT 전문 리서치 서밋인사이트그룹은 이와 관련,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8월까지는 상승할 수 있지만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마이크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유지'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대한 신중한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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