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덮친 살인 '열돔'…캐나다·美서 800명 넘게 돌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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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살인적인 폭염이 캐나다와 미국 오리건주, 워싱턴주 등 북미 서부 지역을 덮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폭염으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만 일주일만에 700여명이 돌연사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최근 40도가 넘는 기온을 보였고, 지난달 30일 일부 지역에선 최고 기온이 한때 50도까지 올랐다.
리사 러포인트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수석 검시관은 "일주일간 이어진 폭염으로 719명이 돌연사했다"며 "이는 일반적인 평균 사망자수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러포인트 검시관은 "폭염이 사망자를 초래한 것 같다"며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캐나다 당국은 수백명에 달하는 사망자들의 사망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엔 몇 달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특히 고령층 사망 원인은 폭염이 결정적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봤다.
미국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에서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오리건주는 약 95명, 워싱턴주는 약 30여명이 폭염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집계했다.
열사병 환자들로 병원 응급실에도 환자가 넘쳐나고 있다. 워싱턴주 보건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온열질환으로 1792명이 응급실을 찾았고, 이들 중 21%는 입원이 필요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열돔'이 북미 서부 지역을 에워싸면서 살인적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열돔은 대기권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돔 모양으로 가둬두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라니냐 현상으로 서태평양이 동태평양보다 수온이 높은데, 이로 인해 더운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한 뒤 육지 위 고기압을 만나 지면을 데우고 있다고 설명한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마이클 맨 기후 과학자는 "기후변화가 폭염을 더 강하고 빈번하게 만들 것"이라며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 극단적 폭염도 더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