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B' 최재형 사표, 국민의힘 입당은?…야권 대선판도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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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the300]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출근하며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6.28/뉴스1
야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기에 이목이 쏠린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저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서도 원장직 수행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오늘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 측근들에 따르면 최 원장은 제3지대나 신당 창당 등 선택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 입당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관건은 시기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대체로 최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본다. 현 정권에서 감사원장을 지낸 이가 중도 사퇴한 후 바로 제1야당을 입당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것이란 이유에서다.
최 원장은 이날 '언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사의를 표명하는 마당에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또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건 차차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최 원장 측근들에게서도 이런 기류가 감지된다. 최 원장의 죽마고우인 강명훈 변호사는 최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정치 참여 선언이나 국민의힘 입당 문제는 좀 더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며 "여건도 살펴봐야 하고, 마음만 있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최 원장이 바로 입당을 하지 않는다면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걸며 정치권 인물들과 만남을 갖고 대외행사 등에 참여하는 모습 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선 최 원장이 당장 입당을 하지 않더라도 국민의힘이 최 원장에 큰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에선 여전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부정적인 기류가 존재하는 것이 최 원장의 차별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인지도가 문제인데 당 밖에 있는다고 해도 국민의힘에서 인지도를 올려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개헌론자들을 중심으로 최 원장을 띄우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야권의 대표 개헌론자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최 원장을 물밑에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김무성 전 대표 등도 '분권형 개헌'을 연결고리로 해 최 원장 주변으로 모여들 가능성이 있다. 이렇다 할 정치적 기반이 없는 최 원장이 대통령으로 선출될 경우 대통령 임기 단축까지 포함하는 분권형 개헌을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다만 최 원장은 아직까지 개헌에 대한 공개 의견을 밝힌 바가 없다.
일각에서는 최 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례를 지켜본 만큼 비교적 빠른 결단을 내릴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부로 먼저 들어가 그 안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게 전략적으로 낫다는 의견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전 총장이 입당 타이밍을 제대로 결단하지 못하고 애매한 행보를 보이다가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을 최 원장이 보지 않았느냐"며 "윤 전 총장과 차별화를 가지려면 빠르게 결단하는 게 낫다라는 조언을 주위에서 많이 들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