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책장] 최준우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추천하는 '90년대생이 온다'
메트로신문 박태홍 기자
ㅣ2021-07-22 10: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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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금융공사 최준우 사장
요즘 온라인상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의 글이 기사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주로 젊은 직장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가 근무하는 조직에서도 블라인드에 가입한 직원들이 있고, 익명성의 그늘에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가 강경한 어조로 표출되고 있다고 한다. 그로 인해 60년~80년대생 직원과 90년대생 직원간에 속앓이를 한다고 들었다.
서강대 이철승 교수가 쓴 '불평등의 세대'라는 책을 보다 보니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들이 소수의 몇몇 젊은 직원들의 불만만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우리 조직에서도 나온 이야기인데, 같은 부서 같은 생산라인에 속해 있는 50대 김 씨와 20대 박 씨가 있는데, 하는 일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김 씨는 갑이고, 박 씨는 을이라는 것이다. 박 씨의 명줄과 일신은 김 씨에 의해 지배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조금 더 일찍 태어나서 조금 더 일찍 조직 생활을 한 김 씨가 이러한 90년대생 박 씨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조직에서 대부분의 경영진은 90년대생 신입사원들을 향해 조직의 발전을 이루어 낼 우리의 미래라고 추켜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미래인 90년대생들을 정말 잘 이해하고 그들이 우리 조직의 미래를 건설하도록 하고 있는가?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90년대생 우리 젊은 직원들의 특징이 무엇이고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임홍택 작가의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이 그 실마리를 제공한다.
저자는 90년대생이 '간단', '재미', '정직'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정의한다.
90년대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책보다는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이다 보니 장문의 텍스트를 읽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생각해서 'F자 읽기'와 같은 신기술을 사용하고 스압(스크롤 압박) 때문에 긴 글은 세 줄로 요약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 세대는 간혹 "직장이 장난이냐"라는 선배의 질책을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90년대생 젊은 직원들은 직장이 장난처럼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아주 형식적이어야 할 직원 공고도 재미있으면 인기가 있다. 한 기획사가 '병맛 채용 공고'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등에 게재하였는데, 그 내용 중 우대조건이 '돈까스, 순대국, 카레를 좋아하는가'였다. 이러한 재미로 인하여 작은 규모의 낮은 인지도의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지원을 이끌어 냈다고 한다.
또 90년대생들은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서 완전무결한 정직을 요구한다. 당연히 혈연, 지연, 학연은 일종의 적폐로 본다는 것이다. 우리 세대와 달리 진실, 신뢰, 공정함 등 본인의 노력으로 정당하게 평가받는 시스템을 원한다는 것이다.
우리 조직은 청년이사회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청년이사회는 20~30대 젊은 직원들로만 구성되고 회사 발전과 사내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참신하고 솔직한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다. 거기서 나온 내용은 상당히 혁신적이기도 하고 엉뚱하지만 기발한 제안들도 있어 조직 발전에 도움이 될 내용이 많았다.
90년대생 직원들에게 "당신들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하고 싶은 말 거리낌 없이 다하십시오"라고 했으면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도록 뭔가를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90년대생이 온다'는 그들이 주인이 되어 살아가야 할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고 공정한 그들의 조직을 만들도록 길을 터주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