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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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보아가 지난 14일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주식 6000주를 취득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스톡옵션을 행사한 건데요. SM 출신인 보아는 지금은 어엿한 이사님(비등기)입니다. 이번 매수로 보아의 주식은 8153주(0.03%)로 증가.
NCT드림. SM엔터테인먼트 스톡옵션 행사 가격이 4만2640원. 현재 주가는 6만2600원이니 대략 1억2000만원 정도의 차익이 생겼겠군요. 보아는 2019년에도 이런 형태로 현금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매도 타이밍이 궁금하네요.
천장 뚫으러 간다, 에스엠
·디어유 등 플랫폼 비즈니스도 순항 중
·단기간 급등, 콘서트 재개 지연은 부담
뭐 사실 얼마 전까진 스톡옵션 행사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주가가 시원찮았거든요. 4월 중순까지 3만원에 못 미쳤으나 석 달 만에 두 배로 상승! 올해로 범위를 넓혀봐도 엔터주 중엔 SM의 성적이 가장 좋았습니다. 6월 14일 역시 SM 소속인 가수 최강창민은 한 온라인 쇼에서 “오빠가 네이버에 발탁됐다고 해서 네이버 주식을 샀다”는 팬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네요. “네이버 말고 SM을 샀어야지.” 그의 말이 맞았습니다!!
셔터스톡 대체 SM에 무슨 좋은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일단 실적이 너무 훌륭. 1분기 매출이 1542억원,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죠. 기획사 실적이 뭐 있나요. 아티스트의 결과물이 좋으면 됩니다. NCT가 그야말로 열일. NCT는 전체 풀(멤버 수가 계속 바뀌는데 현재 23명) 안에서 다양한 유닛으로 활동하는 보이그룹인데요. 유닛 중 하나인 NCT드림은 정규 1집과 리패키지 앨범으로 상반기에만 3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
또 다른 대표주자 엑소와 백현(솔로)이 각각 1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팔았고, 지난해 말 데뷔한 에스파도 꾸준히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죠. 지난해부터 공연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자회사들이 올해 들어 적자 폭을 확 줄인 덕도 봤습니다. 깜짝 이벤트도 있었는데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 중인 지분 18.73%를 매각한다는 소식. 인수 후보가 카카오나 네이버가 될 거란 소식에 주가가 또 한 번 점프하기도 했죠.
SM은 설명이 필요 없는 국내 최대 기획사입니다. 1996년 HOT를 시작으로 SES, 신화,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 다 쓸 수가 없네요. 그야말로 K팝 황금기의 주인공이었죠. 지금은 EXO, 레드벨벳, NCT 등이 주력!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에 밀려 엔터 1등 자리는 하이브(시가총액 12조원, SM은 1조5000억원)에 내줬지만, 아티스트 파워나 음원 판매 등 영향력은 여전!!
EXO. SM엔터테인먼트 올 초까지만 해도 SM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기 그 자체. 지난해 코로나 충격으로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무려 84%나 감소. 음원 성과만큼 중요한 게 공연인데 거의 장사를 못 했으니 그럴 만도. 국내외 벌려놓은 사업이 워낙 많은데 족족 적자니 하이브나 JYP, YG 등 경쟁사보다 더 박한 평가를 받은 거죠. BTS 같은 극강의 아티스트를 보유한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1분기 깜짝 성적표 이후 확 바뀐 분위기! 일단 본업은 2분기에도 괜찮은 흐름일 듯. 파워를 입증한 NCT는 다양한 유닛으로 활동하는 게 강점인데요. 상반기엔 NCT드림이 큰일을 해줬다면 하반기엔 NCT127이 출격! 메타버스 컨셉으로 상당한 팬덤을 확보한 에스파도 하반기 실물 앨범을 낸다네요.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기대할 만한 부업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디어유(자회사). 아이돌과 팬이 직접 대화하는 플랫폼인데요.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인기 급상승 중인데요. 1분기에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배 커지고, 돈도 벌기 시작! 구독 비즈니스라 갑자기 확 시들해질 일도 없죠. 최근 경쟁사인 JYP도 디어유에 지분 투자. 하반기 예정대로 상장하면 몸값이 더 뛸 거로 보이네요.
요즘 엔터 업계에선 팬덤을 이용한 플랫폼 비즈니스 영토 확장이 한창인데요. 서비스든, 콘텐트든, 굿즈든 뭐든 직접 팔면 더 많이 남길 수 있죠. 하이브의 캐시카우라는 위버스(팬 커뮤니티 플랫폼, YG도 참여)가 대표적인데요. 위버스는 내년 네이버 V라이브와 합병해 세를 키울 예정!
SM의 향후 비전과 전략을 발표한 ‘SM 콩그레스 2021’에 출연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왼쪽)와 그룹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여기에 맞서는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도 있습니다. 여기엔 CJ ENM과 카카오 계열 아티스트들이 참여 중. 가정이지만 만약 이수만의 지분을 카카오가 인수한다면? SM에 대한 평가는 또 한 번 달라질 수 있겠죠.
마냥 좋을 수 있나요. 당장 코로나 재확산은 부담스럽습니다. 전 세계가 델타 변이와 전쟁 중인데 백신 보급에도 속수무책. 원래 올 하반기쯤엔 공연을 재개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었는데 사실상 물거품이 됐습니다. SM은 YG나 JYP보다 콘서트 매출이 월등히 많습니다. 공연이 재개되면 회복 속도도 빠르겠지만 버티는 시간이 길어지는 건 여러 면에서 고통스러운 일.
셔터스톡 현 주가 수준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는 게 사실. 쑥쑥 크는 NCT나 디어유 등 호재가 있지만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습니다. 2010년 이후 SM 주가 흐름을 보면 크게 세 번 정도의 급등기가 있었는데요. 역대 최고치는 2012년 11월 6만9200원. 일단 근처까진 온 셈인데 넘을 수 있을까요? 일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