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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가운데)이 21일(현지시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카사로사다 박물관에서 다른 정부관계자들과 함께 ‘X’자를 형상화하고 있다. 사진은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EPA 연합뉴스
아르헨티나가 신분증과 여권 등에 남·여가 아닌 ‘제3의 성’을 표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남성이나 여성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의 성 정체성을 공인한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카사로사다 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상에는 남성과 여성 이외의 성 정체성이 있으며, 이들도 존중받아야 한다”며 제3의 성을 표기할 수 있는 새로운 신분증을 소개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새로운 신분증과 여권에는 성별 표기 난에 남성과 여성 이외에 제3의 성을 의미하는 ‘X’를 표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남·여 이분법적 성별에서 벗어난 ‘논바이너리’(non-binary)나 자신의 성별 규정을 거부하는 이들이 X를 선택할 수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 그대로 인정될 때가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라며 “아무도 다른 사람의 성정체성에 신경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고메스 알코르타 여성·성평등·다양성 담당 부처 장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좀 더 평등하고 좀 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런 조치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아르헨티나가 처음이며,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몇몇 나라에서는 앞서 시행하고 있다고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이 밝혔다. 미국은 최근 ‘논바이너리’를 추가할 수 있는 여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중도 좌파 정치인인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019년 취임 이래 진보적인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가톨릭 국가임에도 낙태를 합법화했으며, 올해 초엔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할 재원 마련을 위해 부유층에 한시적인 세금 부과를 추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