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 들고 요하네스버그 행진
시위혼란 틈탄 상점가 약탈도
11일(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제페스타운에서 경찰이 시위대 해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위에 따른 혼란을 이용한 약탈도 벌어졌으며, 경찰은 고무총탄을 발사하며 대응했다. 요하네스버그/AFP 연합뉴스
제이컵 주마(79)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법정 모독죄’ 수감에 반발한 지지자들이 폭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영국 (BBC) 방송 등 보도를 보면, 11일(현지시각) 주마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그의 출신 지역 콰줄루나탈주와 경제 중심 도시인 하우텡주 요하네스버그에서 폭력 시위를 벌였다. 범죄자들이 시위에 따른 혼란을 이용해 상점을 약탈하는 일도 벌어졌다. 경찰은 60여명 이상을 체포했다.
시위 가담자들은 몽둥이와 골프채 등을 들고 남아공 경제 중심지인 요하네스버그의 중심 상가를 행진했다. 앞서 10일 밤에는 300여명이 요하네스버그의 한 주요 고속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도로를 막았다.
요하네스버그 경찰은 알렉산드라 지역과 제페스타운 교외에서 상점들을 겨냥한 약탈이 있었다고 밝혔다. 콰줄루나탈주 경찰도 콰줄루나탈주에서 약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콰줄루나탈주 경찰 대변인은 “우리는 많은 범죄자들 또는 기회주의자들이 이 시기를 이용하려는 것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약탈 등 범죄 행위 상당수가 시위와 관련이 없는 이들이 혼란을 이용해 저지르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주마 전 대통령 수감에) 상처받거나 화났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하지만, 이런 폭력과 파괴 행동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마 전 대통령은 9년간의 재직 기간(2009~2018년)에 벌어진 부패 의혹 사건에 대해 진술하라는 법원의 명령에 불응하다가, 지난달 법정 모독죄로 15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주마는 실형 선고 뒤 경찰서에 출석하라는 명령에도 불응했다. 이후 법원이 계속 불응하면 체포하겠다고 밝히자 지난 7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수감됐다. 남아공에서 전직 대통령 수감은 주마가 처음이다. 이후 그의 출신지인 콰줄루나탈주를 중심으로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여왔는데 시위가 계속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