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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일 담화를 통해 "남조선군과 미군과의 합동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들을 계속 듣고 있다"며 "남조선 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 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하여 예의주시해볼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보수 언론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관련 기사: 김여정 "한미군사연습, 남북관계 앞길 흐리게 해... 남한 결정 주시").
ⓒ 연합뉴스=조선중앙TV 화면
2일자 사설 '일상이 된 국방의 정치화, 북 손짓 한 번에 한미훈련 축소'는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3대 연합훈련이 사실상 없어지더니 3년 넘게 컴퓨터 게임 훈련만 하고 있다"며 "김여정이 이날 한미훈련 취소를 요구한 만큼 이마저도 연기할 수 있다"고 한 뒤 "적이 싫어한다고 훈련을 하지 말자는 나라는 우리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의 사설 '김여정 한미훈련 예의 주시, 문 정부 또 하명 받들 건가'는 "김여정의 이런 오만한 행태는 그의 주문을 문재인 정부가 대부분 이행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한 뒤 이렇게 결론을 맺었다.
"문 정부는 네 번째 하명을 또 받들 것인가. 이미 실(實)기동훈련 없는 지휘소 훈련으로 쪼그라든 것마저 북의 요구대로 취소한다면 남북 정권이 합작해 안보를 저버리는 일이다. 한미훈련은 동맹 차원의 방어 훈련이다. 김여정이 저렇게 나온다면 더 강한 훈련으로 대응하는 것이 정상이다."
한미관계, 아직까진 수직적 동맹이다
한미동맹은 수평적 동맹이 아니라, 아직까지는 수직적 동맹이다. 이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한국의 뜻보다는 미국의 뜻에 따라 더 많이 좌우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관계에서 변화가 생긴다면, 미국 정부의 태도 역시 예의 주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변화의 원인이 미국 정부에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은 자국 안보가 한국 정부 때문에 차질을 빚는 것을 허용할 나라가 아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한일관계에도 과감히 개입하는 나라다. 태평양만 걷어내면 미국은 북한·중국·러시아와 인접한 나라가 된다. 그래서 북한을 겨냥한 연합군사훈련은 일차적으로 미국 안보를 위한 것이다. 한국 정부가 임의로 이 훈련을 손상시켜 자국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도록, 미국은 그냥 놔둘 나라가 아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연합훈련의 규모나 횟수에서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다면, 그 원인을 남북한에서 찾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미국 백악관에서도 찾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보수 언론들의 사설은 바로 이 점에서 결정적 맹점을 안고 있다.
공식 석상에서 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한 쪽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며 "엄청난 돈을 군사훈련에 쓰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는 폭격기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와 한반도를 왕래하는 데도 큰 비용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언론보도에 따르면, 괌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로 출격하는 데 드는 비용이 30억 원에서 40억 원이라고 한다. 1대 가격이 2조5000억 원인 B-2 스텔스 폭격기의 출격 비용은 50억 원에서 60억 원, 핵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출동 비용은 100억 원 내외라고 한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트럼프의 말은 결코 엄살은 아닐 것이다.
ⓒ 연합뉴스
당시 그 같은 트럼프의 판단에 더해 팬데믹까지 겹침에 따라 최근 2년간은 한미연합훈련이 대폭 축소됐다. 그나마도 야외기동훈련(FTX)보다는 지휘소연습(CTX)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형식의 훈련이 주된 양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양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퇴진한 뒤에도 바뀌지 않고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조 바이든 역시 전임자의 선례를 따르고 있다.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미군의 해외 군사훈련이 여전히 왕성하다는 점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로는 중국의 신경을 한껏 자극할 정도로 미군의 군사훈련이 증대하고 있다. 일본·호주·영국·프랑스 등과의 합동군사훈련에 관한 뉴스도 자주 들려온다.
그런 군사훈련이 중국 코앞에서뿐 아니라 러시아 인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월 28일에는 미국을 비롯한 32개국이 흑해에서 다국적 연합해상훈련인 '시 브리즈(Sea Breeze)'를 개시했다.
미국-일본의 합동훈련의 증가가 뜻하는 것은
또 한반도 해역에서도 그런 훈련이 왕성하게 전개되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미국이 한국보다는 일본을 파트너로 삼는 일이 급격히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되는 만큼 미일연합훈련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이다.
미군과 자위대의 합동연습이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은 일본의 주요 지방지인 의 2020년 1월 19일자 기사인 '자위대의 다국간 훈련 배증, 집단적 자위권 용인 계기, 10~18년도(自衛隊の多国間訓練倍増 集団的自衛権容認きっかけ 10-18年度)'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위대가 참가하는 다국간 군사훈련이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은 미군 주도의 훈련에 가담하는 것인데, 2018년도에 참가한 다국간 훈련은 21회로 10년도의 2배 이상이 되었다. 일미 안전보장조약의 개정이 서명된 지 19일로 60년째다. 자위대가 미군과의 일체화를 강화하면서 다국간 안전보장의 틀에 관여하는 양상(원문은 '實態')이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한 2018년에 미일연합훈련은 8년 전보다 2배 이상이 됐다. 그러므로 미군과 자위대가 일체성을 강화하면서 연합훈련을 하는 양상이 새로운 현상이 되고 있다는 표현은, 과장이라고 볼 수 없다.
ⓒ 사진공동취재단
동해·동중국해·남중국해 같은 서태평양 일대에서 벌어지는 미일합동훈련은 일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북한 견제에도 활용되고 있다는 시각이 일본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본공산당 기관지인 가 방위성 자료를 토대로 2018년 12월 30일 발행한 분석 기사가 있다. '일·미 연습 1198일 북조선 위협에 가담(日米演習1198日 北朝鮮威嚇に加担)'이라는 글이다.
이 기사는 2017년 한 해 동안에 미일연합훈련 횟수가 최소 121회였으며, 각 훈련의 진행 기간을 합산하면 한 해 동안 1198일이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북조선의 탄도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이 계속되는 중에 자위대가 미 항공모함 타격대나 전략폭격기 등과의 공동훈련을 되풀이해 북조선에 대한 미 정권의 군사적 위협에 가담하는 실상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분석한다.
일본 기관지 "미북 긴장 고조... 일본이 휘말려들 위험"
북한을 겨냥하는 미국의 군사 훈련에 자위대가 가담하는 실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위 기사는 말한다. 위 기사는 이런 말도 한다.
"해상자위대는 동해(원문은 '일본해')나 동중국해 등에서 북조선을 견제하는 항공모함 타격대와 빈번하게 공동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미북의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군과의 일체화로 인해 일본이 미·북의 군사적 충돌에 휘말려들 위험이 있습니다."
한때, 일본의 안보 무임승차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한국의 대북 방어에 일본이 묻어가고 있다는 논리였다. 이런 말이 나온 것은 한국과 일본이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한미연합훈련의 효과와 미일연합훈련의 효과가 일정 정도는 중첩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 한미연합훈련이 줄고 미일연합훈련이 느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 볼 때는 효율성 제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18년을 전후한 시점부터 그런 양상이 현저해지는 것은 대북 견제를 위한 미국의 군사적 장치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미훈련이 미일훈련에 의해 실질적으로 대체되고 있다고도 해석해도 무방할 정도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한미훈련 축소로 인해 북한과의 긴장 관계를 낮추고, 또 한편으로는 미일훈련 확대로 인해 대북 견제 효과를 높이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트럼프가 아무 대책도 없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한 게 아니었음을 알려준다.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발언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수 언론들은 남북 합작의 결과로 한미훈련이 축소되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미일 합작의 결과로 그런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 언론들이 꾸짖어야 할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남북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이어야 할 것이다.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라'는 김여정의 호통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기보다는 이미 새롭게 형성되는 흐름에 편승하는 것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미국과 일본이 만들어가는 '한미훈련 축소, 미일훈련 확대'라는 새로운 흐름에 편승해 그런 호통을 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여정의 '하명'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한미훈련은 축소에 축소를 거듭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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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김종성TV: https://han.gl/5pcbV) 저서: 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 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신라왕실의 비밀,왕의 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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