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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만에 우승 이탈리아, 3년간의 고생이 결실 맺다
이탈리아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잉글랜드를 물리치고 유로 정상에 올랐다.
이탈리아는 12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EURO 2020' 결승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 끝에 3-2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지난 1968년 이후 53년 만에 유로 우승을 차지했고 잉글랜드는 승부차기에서 3~5번 키커가 모두 실축하면서 다잡은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1분만에 일격당한 이탈리아, 승부차기 징크스 깨고 우승
경기시작 1분 만에 잉글랜드가 이탈리아에 일격을 가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을 끊어낸 뒤 역습을 펼친 잉글랜드는 키에런 트리피어가 올린 크로스를 뒷공간으로 침투한 루크 쇼가 받아내 하프발리슛을 시도했고 득점에 성공한 것. 
잉글랜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탈리아의 측면공격을 막기 위해 쇼와 트리피어를 윙백으로 전진배치시키는 변화를 줬는데 공교롭게 두 선수가 선제골을 합작했다.
기습을 당한 이탈리아는 전반 7분 인시녜의 프리킥을 시작으로 인시네와 키에사의 개인기량을 바탕으로 공격을 풀어 나갔다. 그러나 3백을 중심으로 미드필더들까지 수비쪽으로 내려온 잉글랜드의 수비진을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조던 픽포드 골키퍼의 선방도 이탈리아의 발목을 잡았다. 후반 12분 인시녜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돌파한 뒤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픽포드 골키퍼에게 막힌데 이어 17분에 나온 키에사의 슈팅 역시 픽포드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우승을 향한 이탈리아의 의지를 꺾고자 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팀을 구한 건 베테랑 레안드로 보누치였다. 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마르코 베라티가 시도한 헤더슛이 픽포드 골키퍼에 이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이를 보누치가 밀어넣어 마침내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이어졌고 여기서 돈나룸마 골키퍼의 활약이 빛났다. 두 번째 키커 벨로티가 실축해 위기를 맞은 이탈리아는 잉글랜드 세 번째 키커 마커스 래시포드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기회를 맞았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이탈리아의 네 번째 키커 베르나데스키가 골을 성공시킨 뒤 잉글랜드 제이든 산초의 킥을 돈나룸마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돈나룸마 골키퍼는 다섯번째 키커 조르지뉴의 실축으로 맞이한 위기상황에서 잉글랜드의 부카요 사카의 킥 마저 막아내면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 스페인과의 4강전에 이어 다시한번 돈나룸마 골키퍼의 활약이 빛난 순간이었다. 당시 스페인 네 번째 키커인 알바로 모라타의 킥을 막아내며 결승진출을 이끌었던 돈나룸마 골키퍼는 잉글랜드와의 결승전에서도 산초와 사카의 킥을 막아냄으로서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와 함께 돈나룸마 골키퍼는 본인 커리어 통산 승부차기 5전 전승을 기록함과 동시에 이탈리아는 역대 최초로 유로 본선에서 승부차기 2연승 기록을 세우게 됐다.
3년간 고생의 결실... 이탈리아 우승이 특별했던 이유
2006 독일 월드컵 우승이후 이탈리아는 메이저대회(유로, 월드컵)에서 단 한 차례 결승진출에 성공했을뿐 항상 조연에 그쳤다. 급기야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스웨덴에 패해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진출에 실패하는 등 이탈리아 축구의 암흑기가 드리워졌다.
이를 극복해낸 건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었다. 2018년 부임한 만치니 감독은 팀에 최적화된 4-3-3 포메이션을 채택해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고 세대교체에 성공하면서 지안루이지 부폰, 다니엘레 데 로시등 베테랑 선수들의 은퇴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시켰다.
이는 성공적이었다. 여전히 대표팀에 남아있는 베테랑 키엘리니와 보누치를 중심으로 조르지뉴와 인시녜, 돈나룸마 등 중간급과 신진급 선수들이 완벽한 신구조화를 구성한 이탈리아는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이탈리아의 조직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이번 대회 득점에서 나타난다. 5명의 선수(임모빌레, 로카텔리, 인시녜, 키에사, 페시나)가 각각 2골을 터뜨리는 등 총 13골을 기록한 이탈리아는 빼어난 스타 플레이어와 해결사는 없었지만 이를 조직력으로 보완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와 함께 결과도 따라왔다. 2018년 9월 포르투갈전 패배 이후 이번 잉글랜드와의 결승전까지 35경기 무패행진을 펼친 이탈리아는 1938년부터 1939년까지 디노 포조 감독이 세운 30경기 무패행진을 경신한 데 이어 적절한 용병술을 가동하는 등 이기는 방법을 아는 팀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그간의 노력은 유로 우승이란 결실로 나타났다. 조별리그 첫 경기 터키전 3-0 승리를 시작으로 완벽한 경기력을 자랑한 이탈리아는 쟁쟁한 우승후보 벨기에, 스페인, 잉글랜드를 모두 물리치는 결과 속에 통산 두 번째 유로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에 7경기 13골을 기록해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도 할 줄 아는 팀이라는 것도 함께 증명했다.
이탈리아의 우승은 지난 3년간 보여준 노력의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상당히 컸다. 이번 유로 우승으로 이탈리아는 내년에 있을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희망도 함께 키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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