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이제 대한민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아래 소부장)은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서 "'소부장 2.0 전략'을 토대로 '소부장 으뜸기업' 100개를 육성하고, 글로벌 생산 허브가 될 '5대 첨단 특화단지'를 조성하여 기업들의 도전을 더 든든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국무역협회(코엑스 아셈볼룸)에서 일본 수출규제 2주년을 맞아 마련된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 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불과 2년 사이에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이 13개에서 31개로 크게 늘었고, 소부장 상장기업 매출액도 다른 업종의 두 배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다"면서 이같이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기습공격하듯 시작된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자립'의 길을 걸은 지 2년이 됐다"면서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우리 기업들과 국민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냈고, 오히려 핵심품목의 국내 생산을 늘리고 수입 선을 다변화하여 소부장 산업의 자립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2년, 우리는 상생과 협력으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향해 전진했다"면서 "무엇보다 기쁜 것은 우리가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협력의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며, 우리는 위기극복의 성공 공식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소부장 수요기업인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협력 성과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은) 핵심기술을 빠르게 국산화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단계부터 실증, 양산과정까지 함께 전력을 다했고, 정부도 힘껏 뒷받침했으며, 정부 부처들 간에도 협업했다"면서 "'소부장 특별회계'를 신설해 올해까지 5조8천억 원을 공급하고, 인허가 기간 단축, 신속통관까지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섰고, 국민들도 소부장 펀드에 적극 가입해 금융을 제공하고 소부장 기업을 응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그 성과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3대 품목(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의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구축됐다"면서 "반도체 제조공정의 핵심으로 대일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소재들이고, 50%에 육박하던 불화수소의 일본 의존도를 10%대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화폴리이미드는 자체기술 확보에 이어 수출까지 이뤘고, EUV 레지스트 또한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국내 양산을 앞두고 있다"며 "더 나아가 국내 산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100대 핵심품목에 대한일본 의존도를 25%까지 줄였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 과정에 중소·중견기업들의 활약이 대단히 컸다"면서 "통상 6년 이상 걸리던 기술개발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며 소부장 산업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었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 "일본 규제 속 한국 저력 증명"
문재인 대통령은 '소부장 자립'을 이뤄낸 경험과 자신감이 코로나19 위기극복의 밑거름이 됐으며, 지난해부터 추진한 '한국판 뉴딜'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발판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나아가 소부장 분야의 성과는 더 강한 경제를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알렸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이자 코로나 이후 '대재건'의 동반자로서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제 대한민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끄는 선도국가로 우뚝 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계획으로 "'한국판 뉴딜'을 가속화해 디지털·그린 경제를 선도하고, 반도체·배터리 등 세계 최고의 첨단 제조업 역량과 소부장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제협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세계 2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의 입지도 공고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일본 수출규제와 코로나 위기를 연이어 겪으며 우리는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증명해냈다"면서 "우리 정부는 뭐든지 자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국제적인 분업체계와 공급망을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기에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서도 외교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알렸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지금도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경쟁 속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갖게 된 교훈은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강점을 살려나가되, 핵심 소부장에 대해서는 자립력을 갖추고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소부장 자립'의 길을 더 튼튼하게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이유이다. 그 길에 기업인 여러분이 선두에 서주시기 바란다, 정부도 힘껏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상생과 협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대한민국의 힘이며, 대한민국만의 방식"이라며 "다 함께 더 힘차게, 더 큰 미래를 향해 뛰자"고 참석자를 격려하는 말로 발언을 마쳤다.
한편, 일본 수출규제 2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날 간담회는 '자, 이 모든 것은 소부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라는 타이틀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와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장, 소부장 성과기업 58명이 행사 현장과 온라인 화상연결을 통해 참여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