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5패' 류현진, 마운드에서 '여유' 없었다
류현진이 첫 시애틀전 등판에서 실망스러운 투구로 시즌 5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서 4이닝7피안타(2피홈런)2볼넷2탈삼진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흔들리며 난타를 당한 류현진의 부진과 시애틀 선발 기쿠치 유세이의 위력적인 구위에 막혀 빈타에 허덕인 토론토가 2-7로 패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시애틀을 상대로 한 번도 등판한 경험이 없었다. 지난 달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첫 만남에서도 고전하며 패전투수가 됐던 류현진은 시애틀과의 첫 만남에서도 패전투수가 되며 정보가 부족한 팀과의 첫 맞대결에서 약한 면모를 이어갔다. 3연승 도전이 무산되면서 패전투수가 된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7승5패가 됐고 3.41까지 낮췄던 평균자책점도 3.65로 상승했다.
3회까지 홈런 2개 맞으며 흔들린 류현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권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토론토는 시애틀과의 홈3연전에서 로비 레이, 스티븐 마츠,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좌완3인방을 차례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레이가 등판한 첫 경기를 9-3으로 승리한 토론토는 1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7-9로 패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스윕은 무산됐지만 위닝시리즈라도 달성하기 위해선 류현진이 등판하는 마지막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조지 스프링어의 복귀로 사실상 '완전체' 타선을 구축한 토론토는 시애틀 선발투수인 기쿠치를 맞아 8명의 우타자가 선발출전했다. 토론토의 유일한 좌타자는 류현진과 3경기 연속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 포수 리즈 맥과이어였다. 이에 맞서는 시애틀은 라인업에 5명의 좌타자를 배치했다. 많은 구단이 류현진을 상대로 우타자로 도배하는 것과 달리 시애틀의 스캇 서비스 감독은 다소 독특한 선택을 한 셈이다.
류현진은 토론토의 위닝시리즈와 시즌 8승, 캐나다 데이, 한일전 승리 등 여러 미션을 어깨에 짊어지고 세일런필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J.P.크로포드에게 2루타, 미치 해니거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경기 시작과 함께 무사1,3루의 위기를 맞았다. 카일 시거의 내야 안타, 타이 프랜스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내준 류현진은 제이크 바우어스를 중견수 플라이, 딜런 무어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힘들었던 1회 투구를 마쳤다.
토론토는 1회 말 공격에서 마커스 시미엔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곧바로 한 점을 추격했고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 세드 롱 주니어를 시속 146km의 빠른 공을 통해 루킹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이닝을 출발했다. 1사 후 루이스 토렌스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류현진은 2사 후 9번타자 제이크 프랠리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크로포드와 헤니거에게 다시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지만 시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토론토는 2회 공격에서 기쿠치에게 땅볼 3개로 물러났고 2회까지 54개의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3회 선두타자 프랜스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1사 후 바우어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류현진은 무어를 중견수플라이로 잡았지만 롱에게 던진 빠른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투런 홈런을 허용, 실점이 5점으로 늘어났다. 류현진은 피홈런 후 토렌스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3회투구를 마쳤다.
기쿠치와의 한일 선발투수 맞대결서도 완패
3회까지 76개의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음에도 4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타자 프렐리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힘들게 이닝을 시작했다. 크로포드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린 류현진은 해니거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지만 다행히 우익수 플라이로 연결됐다. 류현진은 2사 후 시거의 잘 맞은 타구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까지 85구를 던지며 고전한 류현진은 5회 시작과 함께 마운드를 패트릭 머피에게 넘겼다. 이로써 류현진은 엉덩이 부상으로 3.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던 4월25일 템파베이 레이스전을 제외하면 올 시즌 처음으로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물론 불펜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버텨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흔들리는 에이스가 마운드를 길게 지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류현진은 언제나 마운드에서 무표정하고 능청스럽게 타자들을 상대하는 투수로 유명하다. KBO리그에서 7년, 메이저리그에서 9년 동안 활약하며 얻은 마운드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여유야말로 류현진이 가진 최고의 장점 중 하나다. 하지만 빅리그 데뷔 후 시애틀을 처음 상대한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여유를 찾을 수 없었고 이는 4이닝7피안타(2피홈런)5실점이라는 실망스러운 투구내용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류현진이 부상이슈 없이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은 작년 7월 3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4.1이닝5실점)이후 약 1년 만이다. 시즌 5패째를 당한 류현진의 전반기 마지막 등판은 오는 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