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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센터(NYSE) 관계자들이 19일(현지시간) 증시 시황이 담긴 태블릿PC를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미국 내에서 확산하면서 이날 증시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 국채 금리와 유가도 전 거래일 대비 크게 하락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증폭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안전자산 가격은 치솟고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속속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181%를 기록하며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1.2%선 아래로 내려왔다. 수익률을 나타내는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는 대표적 안전자산이며, 이 중 10년물 금리는 경제 성장 및 물가 상승 가능성을 가장 예민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위험자산 가격은 하락 행진 중이다. 같은 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2.09%), 나스닥 종합지수(-1.0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1.59%)가 급락했다. 나스닥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34포인트(0.35%) 떨어지며 사흘째 하락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07%), 일본 닛케이지수(-0.96%)도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2.6원 오른 1150.4원에 거래를 마치며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한 달여 만에 개당 3만 달러를 하회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시중 유동성이 안전자산으로 모여든 것으로 풀이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 참여자들이 코로나19 재확산이나 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을 관망하기 위해 일단 안정적인 국채로 몰려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정책 당국이 팬데믹 상황을 ‘돈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코로나19 이전이 디스인플레이션(저물가) 시대이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확인되면서 기민한 정책 대응이 나오기 어려워졌는데, 사장은 이처럼 손발이 묶인 상태를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와중에 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5.4% 오르며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 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건(채권 가격 상승) 일반적이진 않다. 보통 물가가 상승하면 현금 가치가 떨어지면서 미래에 받을 원금과 이자가 정해져 있는 채권의 매력도가 떨어진다. 다시 말하면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경기 둔화에 대한 공포가 더 큰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델타 변이 확산세가 커지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를 지낸 데스몬드 라흐만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은 더힐 기고에서 “1970년대와 다른 이유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돌아갈 위험이 있다”며 “너무 느슨한 재정·통화 정책이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차질과 결합한 결과”라고 내다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경기 둔화가 부각됐고, 미국 내 델타 변이 확산도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며 “다음 달 초 미 재무부 국채 발행 계획에 따라 추가로 국채 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고용 지표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실업률은 6%대에 머물러 있는데, 물가만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피터 에셀레 커먼웰스파이낸셜네트워크 투자관리책임자는 “글로벌 경제가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재유행은 경기 회복세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며 “물가가 계속 상승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의 주요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되면 억눌린 소비가 풀리며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을 몰고 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여기에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까지 훼손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치 교수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구원으로 일했다.
아직 스태그플레이션을 언급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은 커졌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는 조금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진정되면서 물가 상승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고, 소비 실물 지표도 추이를 더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물가가 오르고 경기 회복이 더뎌진다는 면에선 스태그플레이션의 징후로 볼 수 있지만, 공급 부족이 일시적일 수 있으므로 아직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에 더욱 촉각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양 교수는 “우리나라는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노동 공급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고용 부진과 경기 둔화가 겹친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더 심화하면 미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금리 인상 시점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주 실장은 “경제가 다시 주춤하는데 금리를 올리면 중앙은행으로선 또 다른 리스크를 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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