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위기의 ‘1세대’ 이커머스 형님군단…수익성 하락에 전망은 물음표
인터파크, 최근 경쟁력 확대를 위해 지분 매각 결정…커머스 비중 낮아 경쟁력 저하11번가, 1년 만에 다시 적자전환…아마존과 시너지엔 전망 갈려올해 IPO 목표 티몬, 대표이사 교체 등 노력에도 수익성 '물음표'
입력 : 2021-07-23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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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2021-07-23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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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처.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 시대를 열었던 인터파크, 11번가, 티몬 등 원조 1세대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성장이 정체되며 위기에 봉착했다. 치열한 경쟁에 밀려 입지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뚜렷한 성장 전략도 부족해 업계 명암이 갈리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108790)는 최대주주인 이기형 대표와 특수관계자가 갖는 회사 지분 28.14%를 매각하기로 했다. 주간사인 NH투자증권은 최근 회사소개 내용을 담은 티저레터를 발송하고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이커머스 합종연횡 위기감 속에서 인터파크가 경쟁력 확대를 위해 자금 조달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우리나라 최초의 온라인쇼핑몰로 출범한 인터파크는 이후 1999년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로는 첫 번째로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 이커머스 1세대 대표주자로 꼽힌다. 그러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신생 이커머스가 여기저기 등장하자 인터파크는 틈새시장을 노리며 투어와 공연산업에 비중을 뒀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 2019년 기준 인터파크 거래총액에서 항공권을 포함한 투어 사업은 약 50%에 달했고, 스포츠나 공연 티켓을 담당하는 ENT(엔터테인먼트&공연) 부문이 20%가량을 차지했다. 이커머스 파이가 30% 미만에 그쳐 서비스 확대를 위한 투자가 적었고 자연스레 경쟁에서 밀렸다. 자체 물류센터 캐파 등 유통업계가 경쟁하는 빠른 배송 인프라가 부재해 온라인 쇼핑에 다소 뒤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며 실적에 뼈아프게 다가왔다. 지난해 기준 인터파크 점유율은 약 2% 수준으로 추정된다. 인터파크는 2019년 매출 5093억원 지난해에는 1650억원을 올렸다.
인터파크 지분 28%의 매각가는 시가총액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1600억원에서 1700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대상 후보로는 공연과 항공 카테고리가 부족한 카카오(035720), 네이버(NAVER(035420)) 등 IT플랫폼이 거론된다. 다만 알짜 자회사로 꼽히는 산업용 소모자재 전문몰 아이마켓코리아(122900)(아이마켓)가 매각에서 제외했다고 알려지면서 매력이 반감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인터파크는 지주사 인터파크 홀딩스와 합병하며 아이마켓코리아와 가족이 됐다. 아이마켓의 순이익을 살펴보면 2019년 175억원, 지난해 246억원 등 꾸준히 흑자를 내며 효자 역할을 했다.
이와 관련 인터파크 관계자는 “매각 방식·일정 모두 미정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주주가 갖는 인터파크 지분은 (자회사 아이마켓) 경영권을 포함하는 데 이를 지분 매각에서 제외하려면 회사 분할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해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형님으로 11번가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8년 오픈마켓 서비스로 출범한 11번가는 2018년 SK텔레콤(017670)의 자회사 SK플래닛에서 법인 분리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이 지분 80.3%를 갖는다.
11번가는 지난해 매출 5456억원 영업손익은 마이너스 98억원을 기록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영업이익이 소폭 흑자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해 1년 만에 코로나19 여파 등이 겹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순이익 측면에서 보면 계속 손실을 보는 상황이다. 매출 증가폭은 2019년 전년 대비 (-)11.8%, 지난해 6.6% 등 온라인쇼핑 거래액 연평균 성장률(20% 수준) 대비 낮은 편이다.
이커머스 격동기 속 생존방안으로 11번가는 아마존과의 협업을 택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은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한국 시장 사업성과에 따라 아마존이 11번가의 IPO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는 등 소위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11번가는 자사 사이트에서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인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서비스를 론칭할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파급력이다. 이미 타 업체들이 강점을 갖는 상황에서 차별점이 부족해 존재감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례로 쿠팡은 일찌감치 ‘로켓직구’를 통해 해외 상품을 직접 소싱하고 판매하는 서비스를 확대해 왔다. 11번가가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과 비교해 물류센터 인프라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빠른 배송을 칭하는 라스트마일 경쟁력도 부족하다는 점에서 직구 기능 시너지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러한 배경 속 최근 11번가는 배달대행 업체 바로고에 250억원 전략적 투자 단행하며 물류 약점 보완에 나섰다.
티몬도 1세대를 대표하는 업체다. 티몬은 쿠팡, 위메프와 함께 소셜커머스 1세대로 출범해 이후 커머스로 방향을 틀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IPO를 목표로 둔 티몬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전인천씨를 재무부문장 부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올해 5월엔 대표이사로 격상하는 등 재무 효율화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는 아직이다.
티몬은 영업손실 누적으로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193억원 자본잠식상태다. 물론 이커머스 시장이 투자단계로 쿠팡 등 대부분 업체가 적자를 보는 상황이긴 하지만 문제는 성장률도 떨어진다는 점이다. 티몬의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1716억원, 2019년 1757억원,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3.9% 줄어든 1512억원에 그치는 등 매출성장률이 정체돼 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18년 871억원→ 2019년 746억원→ 지난해에는 631억원으로, 매출 대비 적자 규모를 살펴봤을 때 재무구조 개선도 속도가 안 나고 있다.
티몬은 미래먹거리 일환으로 콘텐츠플랫폼 업체 아트리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차별적 콘텐츠 역량을 갖는 아트리즈를 활용해 유통업계 대세로 떠오른 라이브커머스 등을 확대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맞물려 티몬은 아트리즈 장윤석 대표를 영입해 전 대표와 공동 대표체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에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이 월등한 지위를 갖는 상황 속, 나머지 파이를 먹기 위한 중하위권 업계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상황”이라면서 “인수·합병(M&A) 등 큰 폭의 투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점유율 확대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