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에서 공직을 마무리하면서!

[기고] 부산에서 공직을 마무리하면서!
입력 : 2021-06-27 13:40:52수정 : 2021-06-27 18:00:13게재 : 2021-06-27 15:20:52 (22면)
지난 36년 3개월 넘게 공직을 마무리하고 비록 향후 1년간의 공로연수가 있지만, 이제 실질적으로 일반시민으로 돌아간다. 학교 졸업 이후에 바로 공직에 입문하여 오로지 보훈업무에만 매달리고 이제 대미를 바로 이곳 부산지방보훈청에서 장식하는 영광을 안는다.
정확히 이곳 부산에서 2년 동안 근무하면서 평소에도 인지하였지만 절감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국토의 균형발전 과제다. 혹시라도 지방에서 근무하기에 지방 입장에서 이야기한다고 하면 큰 오산이다.
국가보훈처 본부에서 국장, 보훈심사위원장으로 재직 당시에도 해외훈련과 인사 승진 시에 지방 기관에 대한 목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나는 우리나라의 긴요한 과제로 ‘균형감각’이며, 특히 국토의 균형 발전은 매우 시급한 과제다. 말로는 균형 발전을 외치면서 국가 예산의 많은 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된다. 그럴듯한 명분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론하지만 대부분 기준이 경제성에 두다 보니 실질적으로 보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고사 직전이다. 그래서 현재의 예타조사는 지방에 우선을 두는 식으로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
평소에 그러한 균형감각을 중시하다 보니 우리 행정 조직과 인사제도에 기회가 될 때마다 제기를 한 이슈가 있다. 바로 ‘인사의 불균형’이다. 공무원에게 최대의 관심사는 총체적 결과로 보여주는 인사 문제이고 더 구체적으로 ‘승진’이다. 그런데 대부분 본부 중심의 인사다 보니 어떻게 하든 본부에 소속을 두어야 승진이 된다. 같은 직급에서 승진 기간이 두 배 이상 되는 경우도 많다. 우선 ‘본부 중심’이란 용어에 문제가 있다. ‘중심’에서 이미 기득권을 향유한다. 그렇다고 본부에 근무한다고 하여 무슨 혁혁한 업무 실적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소속이 본부에 있다는 이유만의 승진은 대대적 개혁과제다.
요즈음 국가 사회적 과제인 집값 문제를 보자. 예를 들어서 서울이나 행정수도인 세종에서 5억을 주고 구입하면 어느 기간이 지나면 7억, 10억이 되는데, 지방에서 같은 가격에 구입하면 잘해야6억 정도, 아니면 때에 따라서는 하락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이러한 문제도 알고보면 국토의 불균형이 낳은 결과다. 여러 단기적 대책과 처방도 해야 하겠지만 궁극적 해결은 결국 국토의 균형발전에 매진해야 한다.
바로 최근 제54회 부일보훈대상 시상식 참석차 부산일보 접견실에 들어서자 마자 부산일보 네이버 구독자 수를 보는데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 부산일보가 네이버 뉴스 메인에 등재될 때부터 독자이기에 몇 달 전에 100만이 넘은 기록을 알았는데 벌써 150만 가까이 되어 200만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지방 소재 언론사는 부산일보 이외에 대구 매일신문과 춘천의 강원일보 해서 딱 세 곳이다. 오로지 서울에서 발간한다는 이유로 여러 출판물도 수십 곳이 등재된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마치 누구나 장소 가리지 않는 정보화마저도 서울 중심에 씁쓰름했다.
필자는 이제 소중한 공직을 마무리하고 천혜의 아름다운 항구, 세계적 항구도시로 도약하는 부산을 떠나지만, 백척간두 위기였던 6·25전쟁 당일의 대한해협 전승으로 나라를 구하고 전쟁 중에는 임시수도로 중심 역할을 하였던 부산이 대한민국 남부권의 거점으로 균형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하면서 수도 서울과 대한민국의 양축으로서 더욱 발전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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