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탈원전" 주장 윤석열 향해 쏟아지는 비난

오마이뉴스
ⓒ 이희훈
윤 전 총장, '문재인 정부 탈원전' 이틀째 비난
윤 전 총장은 지난 5일 대표적인 찬핵론자인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만난 데 이어 6일에는 대전 카이스트(KAIST)를 찾아 원자력공학 전공 연구자·학생들과 간담회를 했다.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며 이름 붙인 그의 첫 민생 행보는 친원전에 힘을 싣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을 비난하는 데 집중됐다.
윤 전 총장은 현장에서 진행된 언론과의 질의응답마다 논란의 발언을 꺼냈다. 그는 "무리하고 성급한 탈원전 정책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월성원전 사건(수사)과 무관하지 않다" "원자력에너지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위험한 것이 아니다" 등 보란 듯이 탈원전과 각을 세웠다.
이를 둘러싼 논쟁이 바로 이어졌다. 정치권에서 윤 전 총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여럿 나왔다.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윤 전 총장이 대전을 방문한 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최재형) 두 전직 사정기관장들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몰이해가 우려스럽다"라면서 "임기의 상당 기간 엇나간 신념으로 정치수사, 정치감사에 집중하며 정책적 판단에 범죄의 낙인을 찍는 데만 골몰하신 것은 아닌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무소속인 양이원영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원전을 대선수단으로 이용하지 말라", "기존 원전주의자들의 낡은 표어 반복" 등을 말하며 이에 가세했다. 양이 의원은 "마지막까지 월성1호기 폐쇄 관련 수사를 직접 지휘했던 이유가 더욱 선명해진다. 검찰총장 권력을 앞세워 국정과제인 에너지전환정책을 표적 수사하고 대선에 이용한 것 아니냐"라고 윤 전 총장의 출마 자격을 문제 삼았다. 심 의원은 "억울함 토로하는 유랑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이제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국민 앞에 서서 자신의 비전을 말하고 평가받기 바란다"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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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을이 지역구인 박재호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7일 기사("윤석열의 탈원전 탓, 이런 정치 신물" 환경단체의 비판')를 자신의 페북에 공유했다. 박 위원장은 값싼 전기를 쓰면서 핵폐기물을 지역에 쌓아두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자기 집 옆, 여의도 국회 옆에 지어도 좋다고 말하지 못하는 원전 확대 공약은 사용후핵연료보다 더 심각한 쓰레기일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친원전에 동의하는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윤 전 총장이 뻔한 행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보수진영이 이미 입이 마르도록 주장한 내용을 윤 전 총장이 재차 반복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선 출마를 시사한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구태의연한 민생투어를 한다면서 밖으로만 돌지 말고 국민과 당원들이 다 지치기 전에 빨리 들어오라"라고 충고했다.
원전을 끼고 있는 지역의 시민단체는 윤 전 총장의 탈원전 소환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용석록 탈핵울산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경주 지진 등의 영향으로 이미 지난 대선만 해도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논란을 제외하면 여야후보 대부분이 탈원전 기조에 동의했다"라며 "그런데 지금은 정부를 향한 공격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곳은 세계 최대 원전 밀집도에 인구까지 몰려있다. (정치인들이) 이를 위한 안전대책을 제대로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 이익을 위해 탈원전을 이용하는 건 분명히 잘못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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